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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너를 부른다
갈색 그리움이 창가에 서성이다
마시는 찻잔 속으로 똑 떨어지고
깊숙이 묻어둔 사연 한 줌
구절초 향기 안고 그네 탄다
풀잎 향기 서린 뒤뜰엔
제풀에 지친 뙤약볕이 힘없이 드러눕고
한여름 내내 실눈 뜨고 있던 귀뚜라미
청아한 선율로 목청 높인다
하늬바람 소풍 나온 하늘가
양떼구름 새털구름 모여
쪽빛 도화지에 하얀 붓 터치로
화려한 그림 솜씨 뽐내고 있다
용을 그렸다가 여우를 그렸다가
미루나무 은빛으로 잠드는 밤
밤송이 달빛 먹고 속살 찌우고
감나무 가지 사이로 지나는
건들바람의 부드러운 애무에
풍요를 꿈꾸는 풋감들이
살짝 볼 붉힌다.
- 류인순 님
성묘가서 밤을 주웠서 먹었는데 가을이 오고 있음을
벼도 익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