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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에 태어난 작은 별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동네,
1평도 안 되는 비좁은 방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곳,
몸도 마음도 상처 받은 이들의 보금자리...
이곳은 쪽방촌입니다.
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이 동네에
얼마 전부터 아기 웃음소리가 들리고,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생후 11개월 된 다원(가명)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어르신들은 다원이 엄마를 도와 너도나도
친손자를 대하듯 다원이를 사랑으로
보듬고 있습니다.
다원이가 사는 쪽방촌에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갔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아기와 엄마가 어떻게 함께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얼룩져 있는 침구류와 쓰다 버린 아기 기저귀.
거기에 벽을 타고 지나다니는 바퀴벌레까지...
면역력이 약한 아기와 엄마가 살기엔 너무도
비위생적인 환경이라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1평도 되지 않은 비좁은 공간에서
엄마는 다리를 오므리고 잠을 청해야 했고
쪽방촌 특성상 남성들이 많다 보니 공중화장실과
목욕탕을 이용해야 하기에 사실상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원이네는 이곳에 어떻게 터를 잡게 된 걸까요?
다원이와 엄마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다원이 엄마는 가정폭력으로 아무것도 없이
전 남편에게 쫓겨난 이후 이곳 쪽방촌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난하지만 서로 의지할 곳 없는
남편을 만나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채
결혼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임신을 했고, 조금 더 넉넉한 살림을 위해
주말 부부로 남편은 다른 곳에서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다원이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때 다원이 엄마는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남편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렸고, 슬픔 속에 빠져 지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슬퍼하며 지낼 수는 없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다원이를 낳았지만 살아갈 곳이 막막했습니다.
교통사고로 나온 보상금마저도 남편 쪽 식구들이
다 챙겨간 상황에서 벌어 놓은 돈도 없었고,
당장 갓난아기를 데리고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쪽방촌 이웃들의 도움으로
다원이와 엄마에게는 작은 희망의 불빛이
생겼습니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살고 있던 쪽방촌이
아기 울음소리와 함께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아빠는 없지만 다원이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꼬깃꼬깃 접어 둔 천 원짜리 한 장을
다원이 엄마 손에 살며시 쥐여주기도 하고,
감춰둔 과자를 다원이에게 건네주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정을 나눕니다.
쪽방촌 이웃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제 조금씩 이유식을 시작하는 다원이가 살기에
1평도 안 되는 공간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엄마가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울음을 터트리는 다원이...
다원이 곁에는 언제나 엄마가 있어야 하지만
단돈 얼마라도 벌어서 조금 더 큰 방으로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엄마는 잠시 다원이를 맡기고 폐지를 줍고
잠시나마 식당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었는데
다원이의 낯가림이 심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서 요즘은 다원이를 업고
폐지를 주우러 나옵니다.
잠시 쉬며 이유식을 먹이는 엄마는
폐지 옆 고물 한 구석에 앉아 밥을 먹어야 하고,
바퀴벌레가 들끓는 비좁은 집에서 살아야 합니다.
아빠도 없이 이제 겨우 11개월 된 소중한
다원이가 너무도 불쌍하고 가여워서
오늘도 서럽게 웁니다.
한참을 울던 엄마가 다원이를 업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의류 수거함에 혹시나 아기 옷이 있을까 가보지만
여전히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마음이 많이 아픔니다.
너무 짠한 사연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