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드명 J’를 통해 이해하는 사회공학적 해킹[보안뉴스= 한승호 주무관, 사이버개념연구회 2.0/국군사이버사령부] 네트워크상에서 취약점을 이용하여 ‘기술적으로 데이터를 훔치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해킹’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킹 방어에서 첫 번째로 할 일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 바로 네트워크의 차단이다.
▲영화 ‘코드명 J’ 포스터(좌), 삽화제작 : 임재준 해군 상병(우)
공격을 받고 있는 PC에서 네트워크 연결을 해제하는 것은 레이더에서 목표물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실시간으로 정보가 유출되는 것도 막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침해사고대응반(CERT: Computer Emergency Response Team)에서 침해시도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바로 ‘망 차단 전파’이다.
최근 네트워크를 차단해도 해킹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침해사고 사례를 보면 컴퓨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킹은 일어난다. 이는 사람에 대한 취약점을 이용한 ‘사회공학적 해킹’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게 속아서 시스템 파괴형 악성코드가 들어있는 USB를 내부 시스템에 꽂게 된다면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아도 해킹을 당하게 된다.
사회공학적 해킹의 사례는 1995년에 개봉한 영화 ‘코드명 J(원제: Johnny Mnemonic)’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 영화는 인류가 불치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배경으로 시작한다. 치료법을 가지고 있는 제약회사는 정보를 독점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상황인데, 회사에 반대하는 3명의 연구원들이 몰래 치료법 자료를 가지고 나와서 주인공(조니 니모닉)과 접선을 하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영화 ‘코드명 J’를 통해 사회공학적 해킹을 이해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사회공학적 해킹 사례는 바로 앞서 언급한 첫 장면에서부터 나온다. 주인공은 자신이 전문 산업스파이라고 자부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사실 그는 은밀하게 자료를 받아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일종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연구원들은 이 점을 알고 오히려 조니를 역이용하여 정보를 유출하는데, 그들은 돈에만 관심이 있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특성을 이용해 조니의 머릿속에 치료법이 들어있는 대용량 데이터를 주입한다.
또 다른 사회공학적 해킹 사례는 회사의 보스가 주인공을 회유하기 위해 목소리를 변조하여 전화를 하는 장면을 들 수 있다. 조직(제약회사)의 보스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주인공은 자신의 위치를 말해주게 되고, 이로 인해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한승호 주무관, 사이버개념연구회 2.0/사이버사령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해커들이 각종 첨단 해킹도구와 기술을 이용해서 해킹을 한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가장 쉬운 해킹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속임수를 통해 사람을 조종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결국 해커는 주인공을 도구로 활용하여 정보를 세상으로 공개하게 만든 연구원들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전설적인 해커 케빈 미트닉(Kevin Mitnick)의 일화가 있다. 그가 美 국방부를 해킹했을 때의 일인데, 유지보수업체의 직원인 척 전화를 하니 패스워드를 알려줘서 손쉽게 계정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공학적 해킹을 통해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폐쇄망에도 사람으로 하여금 USB 등 저장장치를 꽂게 만들어 악성코드를 심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시스템을 무력화 시켜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정보보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내부의 인원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사이버 보안에서는 인간적 요소를 최우선해야 한다
영화 ‘코드명 J’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이버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즉,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속이면 그 기술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정보를 수용하고 향유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글_ 한승호 주무관, 사이버개념연구회 2.0/국군사이버사령부]
출처: 보안뉴스
인간이 다하는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