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살해해달라고 '자객'을 고용했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될 일이지만 사연을 들어보면 아버지의 선택에 수긍이 갈 법도 하다.
살인은 게임 상에서만 벌어졌다. 중국의 펭씨가 한 게임 유저에게 아들의 캐릭터를 살해해 줄 것을 청부했다고 B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펭씨는 23년 동안 무직상태에 있으면서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아들의 게임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높은 레벨의 유저에게 매번 살해를 당한 펭씨의 아들은 이 유저에게 자신만 죽이는 이유를 물었다.
결국 아들은 펭씨의 살인청부 사실을 알게 됐지만 부자는 화해를 했고 아들은 마침내 게임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영국 노팅엄트렌드 대학교에서 도박과 중독을 연구하고 있는 마크 그리피스 교수는 "나는 이전에 이런 하향식 접근의 치료방법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펭씨의 아들이 게임 시간을 줄인 것은 아버지의 조치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루에 10시간에서 14시간까지 게임만 하는 사람들을 만나봤다"며 "그러나 이들이 실직상태이거나 아이들을 돌보지 않거나 하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오랜 시간 게임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게임 중독자는 아니라는 것. 그리피스 교수는 일상 생활에 악영향을 끼치면서까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게임 중독자로 구분했다.
또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전문가 올리비아 그레이스는 "펭의 행동이 아들의 게임중독을 치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게임에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것은 매번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