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2연승 문턱에서 아쉽게 돌아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US 여자오픈 트로피로 장식한 직후 출전한 대회에서 첫날 공동 선두, 2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우승컵에는 단 1타가 모자랐다. LPGA 투어 홈페이지는 ‘메이저대회 챔피언 신분으로 나선 첫 대회의 중압감을 잘 다스렸다’며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이정은을 칭찬했다.

이정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호텔앤골프클럽 베이코스(파71·6,190야드)에서 끝난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달러)에서 준우승했다.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0타(최종합계 11언더파 202타)를 친 그는 이날 4타를 줄인 렉시 톰프슨(24·미국)에게 1타 차 역전을 허용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승부였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이정은은 12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순항했다. 하지만 3홀 연속 보기를 적어내면서 톰프슨에게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정교하던 아이언 샷이 다소 흔들렸다. 13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뒤쪽에 멈출 듯하다 굴러 내려간 불운이 출발점이었다. 14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왼쪽 풀숲으로 향했고 짧은 15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그린 왼쪽 러프로 보낸 뒤 파를 지키지 못했다. 집념의 이정은은 그래도 물러서지 않았다. 16번홀(파4)에서 1타를 줄여 두 조 앞에서 경기한 톰프슨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그러나 톰프슨의 ‘한 방’이 마지막에 터졌다. 18번홀(파5)에서 시도한 약 6m 거리의 이글 퍼트가 그대로 홀 안으로 사라지면서 이정은은 단번에 2타 차 2위가 됐다.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기 위해 이글이 필요했던 이정은 역시 18번홀에서 회심의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볼은 생각보다 많이 굴렀다. 약 15m 거리에서 친 이글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 버디로 만족해야 했다.

역대 4명이 달성한 US 여자오픈과 직후 대회 연속 우승은 무산됐지만 이정은은 준우승 상금 16만1,223달러를 받아 시즌상금 1위(151만5,059달러)를 지켰다. 신인상 수상을 사실상 예약한 그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12점을 추가해 95점(2위)로 1위 고진영(23·하이트진로·129점)과의 격차를 좁혔다. 평균타수(69.641타)도 고진영(69.200타)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지난주 US 여자오픈에서 이정은에 이어 공동 2위를 했던 톰프슨은 이날 2타 차 공동 3위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26만2,500달러(약 3억1,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통산 11번째 우승을 달성한 그는 7년 연속 최소 1승씩을 거뒀다.

이정은은 경기 후 “3연속 보기가 아쉽긴 한데 그래도 마지막 3개 홀에서 버디 2개를 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돌아보고 “메이저 우승을 하고 바로 이어진 대회를 단독 2등으로 마무리해 결과적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좋은 샷과 퍼팅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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