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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 KT 위즈 새로운 사령탑 이강철 감독이 올시즌 팀 이름처럼 진짜 마법을 부리고 있다.

그동안 답이 없어 보였던 KT의 마운드를 환골탈태시켰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외국인 투수들 뿐인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투수에 맞는 보직을 정하고 꾸준히 기용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쪽집게 과외로 한단계 성장시켜 어엿한 선발과 불펜진으로 만들어냈다.

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서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한 윌리엄 쿠에바스도 이 감독의 조언이 만들어준 결과물이었다. 쿠에바스는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에 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의 공을 던질 줄 안다. 하지만 이 많은 구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미국에서와 마찬가지의 볼배합으로 던졌고, 그것이 잘 던지다가도 한번에 무너지는 단점을 보이게 했다. 9일 등판전까지의 쿠에바스 성적은 12경기 등판에 3승5패, 평균자책점 4.93이었다. 7이닝을 세차례 소화한 것이 최다 이닝이었고, 5이닝 이상 던지면서 무실점을 한 것은 딱 한차례(4월16일 한화전 6이닝 무실점)였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이 감독은 결국 그와 면담을 통해 볼배합을 바꾸도록 했다. 이 감독은 "좋은 커브가 있는데 이걸 거의 안쓰더라. 그래서 지난번에 불펜피칭할 때 얘기를 했다"면서 "한타자에 하나씩만 던져달라고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감독님 말씀대로 해보겠다"던 쿠에바스는 데뷔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최다인 8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직전인 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단 4개만 던졌던 커브를 이번엔 24개나 던졌다. 커브로 카운트를 잡으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며 유리한 볼카운트로 끌고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쿠에바스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이례적으로 이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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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의 조언으로 바뀐 투수는 한 둘이 아니다. 선발로 한 축을 담당하는 고졸 2년차 김 민에게도 역시 완급조절에 대한 조언을 해줬다. 150㎞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려고만 하다보니 4월까지 6경기서 5패, 평균자책점 5.40의 부진을 보였다. 좋은 직구가 더 위력적이기 위해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를 좀 더 높여라는 주문을 했고, 김 민은 5월부터 7경기서는 3승1패, 평균자책점 4.19로 다른 투수가 됐다.

KT의 유망주로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꽃을 피우지 못했던 주 권과 정성곤도 이번에 확실히 자기의 빛을 내고 있다. 이전엔 선발과 중간을 오갔지만 올시즌엔 시작부터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받고 준비를 했다. 이 감독은 "주 권과 정성곤 모두 선발로 길게 던지려다보니 구속이 내려가 얻어맞았던 것 같다. 짧게 1이닝 정도만 던지면 빠른 공으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다"며 이들을 불펜으로 기용했고, 현재 성공하고 있다. 주 권은 9홀드, 김재윤의 부상으로 마무리를 맡은 정성곤은 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또 하나의 유망주인 배제성이 늠름한 선발의 한축이 된 것도 이 감독의 덕분이다. 좋은 구속과 제구력에 퀵모션까지 선발로서 좋은 부분을 다 갖췄는데도 자신감 부족으로 어렵게 경기를 해왔던 배제성의 멘타를 잡아준 것. 경기의 결과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공격적으로 던지지 않으면 2군으로 보내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으며 배제성의 마운드 위의 자세를 바꾸려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통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배제성은 이제 마운드 위에서 미소도 짓는 여유를 갖게 됐다. 배제성은 8일 수원 롯데전서 6⅔이닝 동안 3안타 4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후 첫 승리를 따냈다.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이들에게 가장 맞는 옷을 입힌 이 감독의 마법에 투수들의 퍼포먼스가 달라졌다. 이미 '초보'라는 말이 사라진 이 감독이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https://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076&aid=000342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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