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일간 추천 베스트 |
놀이터 일간 조회 베스트 |
작성자: 동무 조회 수: 80 PC모드
장내 미생물과 비만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도 변화시켜
바뀐 미생물이 비만 원인 되기도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 소화해
우리 건강에 이로운 지방산 만들어
장속 생태계 균형으로 비만 예방
미생물 좋아하는 재료는 식이섬유
매주 30가지 식물 섭취하면 균형
2주만 식단 바꿔도 금방 변화해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연구팀은 서구화된 식단의 본고장인 미국에 이민 오는 사람들을 관찰하기로 했다. 연구팀이 선택한 사람은 남아시아 소수 민족인 카렌족이다. 이 부족은 비교적 채식 위주, 즉 서구화된 식단에 반대되는 ‘아시아’ 스타일의 건강한 식생활을 한다. 연구팀은 카렌족 이민자 19명의 장내 미생물에 생기는 변화를 미국에 도착한 뒤 9개월 동안 관찰했다. 미국에 처음 온 이민자들이 먹는 음식은 아무래도 간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같은 서구화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9개월 동안 이민자들의 장 안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남을 알게 되었다. 먼저 미국에 체류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은 점차 감소하고 세균의 종류도 바뀌어갔다. 특히 ‘프레보텔라’라고 불리는 세균 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이 세균은 지금도 수렵 채집 방식으로 사는 아프리카나 아마존 원주민들이 많이 가지고 있으며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나라 사람들의 장에서 많이 발견된다. 프레보텔라가 줄어든 자리는 ‘박테로이데스’라는 세균으로 채워졌다. 식이섬유를 잘 분해하는 프레보텔라가 점차 서구화된 식단에 특화된 박테로이데스로 대체된 것이다.
필자의 연구팀이 시민과학 프로젝트로 조사한 한국인 데이터를 보면, 건강한 성인도 프레보텔라를 주로 가진 유형과 박테로이데스를 주로 가진 유형으로 크게 나뉜다. 올해 덴마크의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프레보텔라가 박테로이데스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했을 때 살이 잘 빠진다고 한다. 이 두 세균의 상대적인 비율이 평생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상당히 자주 내 자신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사하는 편인데, 본래 박테로이데스가 많은 유형이었다가 식이섬유 위주 식단의 도움으로 단 2주 만에 프레보텔라가 많은 유형으로 바뀌는 때도 있었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빠르게 반응한다. 그래서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미생물 숲’을 가꾸라는 말에 일리가 있다.
그동안 비만의 원인으로 열량이 높은 식생활, 운동 부족,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이 많이 거론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연구의 메시지는 하나다. 장내 미생물도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 체중이 늘고 비만에 이를 수 있다. 반대로 균형 잡힌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한다면 비만뿐 아니라 다양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하기 위해 항생제 남용을 피하고, 식단은 여러분 위주가 아닌 미생물 위주로 바꾸길 권한다.
미생물을 위한 식단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식이섬유이다. 현미로 만든 비빔밥, 각종 나물 같은 전통적인 한식에는 이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1만 명 이상이 참여한 미국의 시민과학 프로젝트의 결론은 매주 30가지 이상의 식물을 섭취한 사람이 가장 균형 잡힌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살을 빼고 싶다면, 오늘 몇가지 식물을 먹었는지 한번 세어보면서 메뉴를 정하는 건 어떨지?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비만을 예방 하려면 식단을 반드시 잘 조정하고 운동도 열심히 잘 해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