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등 고속열차가 지연될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지만, 배상을 받은 승객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 기간은 지연 발생일로부터 1년으로 충분하지만, 승객 대부분 배상을 받지 않고 지나치고 있는 셈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코레일로부터 ‘최근 5년간 지연 배상 현황 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지연 배상을 받은 승객은 절반도 안 되는 4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지연 배상 대상은 6만5,677명이지만 배상을 받는 승객은 3만2,212명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배상을 받은 승객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해로, 59.5%(대상 14만2,860명 중 8만4,984명)에 그쳤다. 2016년에는 48.6%(대상 12만7,466명 중 6만1,930명)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배상 액수로 보면 올 상반기에는 총 배상액 3억239만9,000원 중 91%인 2억7,507만원을 돌려 받았다. 지난해에는 배상액(9억5,290만4,000원)보다 많은 10억9,922만1,000원(115.4%)을 돌려받았다. 이는 할인증 배상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열차 지연이 발생하면 배상 받는 방법은 현금과 할인증 등 두 가지다. 현금을 돌려 받으려면 역에서 별도 신청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하지만 할인증은 승객의 홈페이지나 모바일에 자동 저장돼 별도 신청 절차가 필요 없다. 지난해 배상액 10억9,922만1,000원 중 현금 지급액 비율은 13.4%(1억4,711만4,000원)에 불과했지만, 할인증 사용액은 86.6%(9억5,210만7,000원)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코레일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여객운송약관’을 개정했다. 또 열차가 멈췄을 때 운임 외에 추가로 배상 받을 수 있게 한 운행중지 배상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박 의원은 “코레일이 열차 지연에 대한 배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상당수 승객이 모르고 있다”며 “많은 승객이 배상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급 수단을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연율이 가장 높은 노선은 장항선으로 1.90%(올해 8월까지 기준)에 달했다. 다음으로 전라선(0.98%), 경부선(0.88%), 호남선(0.57%)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