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같은 증류주를 마시면 공격성을 느끼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웨일스 공공보건연구원 캐서린 애슈턴 박사가 유럽 21개국 2만98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다. 애슈턴 박사는 맥주·증류주(위스키·브랜디)·적포도주·백포도주를 마셨을 때 피곤함·공격성·통증·불안·슬픔 등 부정적 감정과 활기·자신감·편안함·섹시함 등 긍정적 감정 중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모두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여러 술 가운데 증류주를 마셨을 때 기분 변화가 가장 심했다. 특히 공격성의 경우 증류주를 마셨을 때 다른 술과 비교해 4.4~11.5배로 높게 나타났다. 10명 중 3명(29.8%)이 증류주를 마신 뒤 '공격적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맥주(6.7%)·백포도주(2.7%)·적포도주(2.6%)는 10% 미만이었다. 공격성을 제외한 부정적 감정은 증류주의 경우 '통증(47.8%)' '불안(27.8%)'이 두드러졌지만, 나머지 술은 '피곤함'이 많았다(적포도주 60.1%, 맥주 38.9%, 백포도주 18.4%). 긍정적인 감정 중에서는 증류주를 마셨을 때 '활기' '자신감'을, 나머지 술을 마셨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런 기분 변화는 여성일수록, 나이가 젊을수록 심해지는 경향이었다. 단, 공격성만은 예외로 나이와 관계없이 남성에서 심했다. 알코올 의존도가 높을수록 기분 변화가 심했으며, 공격성도 높게 나타났다. 알코올 의존도가 전혀 없을 때 공격성은 20.3%에서 답했지만, 의존도가 가장 높을 때는 63.1%로 3배 이상으로 높았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감정이 나타나는 것은 술마다 알코올 도수 및 화합물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