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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닮았지만 다른 괴짜 공학도 ‘세상의 모든 정보’를 나누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왼쪽)와 세르게이 브린이 미국 구글 본사에서 회사 로고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9월27일 ‘구글’ 홈페이지에는 유명 팝아티스트 웨인 티보의 가상 케이크 그림이 올라왔다. 구글의 열두 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로고다. 특정 기념일에 맞춰 색다른 로고를 선보이는 구글의 전통은 세계 인터넷 사이트가 모방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정말 무섭게 성장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2명이 만든 구글은 12년이 흐른 지금, 전세계 검색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을 단순히 ‘검색엔진’으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전세계 모든 정보를 긁어모으는 힘’으로 광고, 신문, 방송(유튜브 인수), 도서(2000만권 무료 검색), 번역, 부동산, 지도 서비스 등에 걸쳐 사업 영역을 전 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제국 건설에 나섰다. 초고속 인터넷, 구글TV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 출시 소식이 쏟아진다.

이렇듯 구글의 ‘끝없는 혁신’의 중심에는 바로 동갑내기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37)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37)가 있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두 창립자의 캐릭터는 그대로 회사 전체에 녹아들었다. ‘사용자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공짜로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한다’는 구글의 이상은 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다. 외모마저 닮은 두 천재 창업자의 결합은 구글 신화의 신호탄이었다.  

세르게이 브린은 1973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유대인인 그의 부모는 모스크바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그의 가족은 1979년 유대인 학대와 차별을 피해 미국으로 떠났다. 브린이 여섯 살 때의 일이다.  

수학자인 할아버지와 아버지,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었던 어머니의 영향 덕분에 브린은 어린 시절부터 ‘수학 신동’으로 통했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그의 우상이었다. 19세에 이미 메릴랜드대 학부 과정을 마친 그는 국립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지원했다. “성공의 요인 중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자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브린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수학신동’과 ‘천재공학도’ 

“과학과 학문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 수없이 실행해왔던 아름다운 수학적인 것들, 그게 제가 자라면서 얻은 겁니다.” 

브린의 단짝, 래리 페이지 역시 유대인의 피가 흐른다. 그는 1973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모두 컴퓨터공학자로, 특히 미시간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였던 아버지가 페이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일곱 살 때 아버지가 사다준 ‘엑시디 소서러(Exidy Sorcerer)’ 컴퓨터를 갖고 놀았다. 아버지가 매일 가져오는 테크놀로지 잡지와 전기공학 리포트를 보며 공학도의 꿈을 키웠다.  

페이지의 영웅은 ‘돈과 명예를 얻지 못한 에디슨’이라 불리는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였다. 놀라운 발명을 했음에도 궁핍하게 죽어간 테슬라를 보며, 페이지는 과학적 변화를 일으키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기술이 아무리 세계 최고라고 해도, 그저 발명하는 것만으로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테슬라가 조금이라도 사업이나 사람 다루는 데 재주가 있었다면, 훨씬 큰일을 해냈을 겁니다.”  

페이지는 미시간대에서 컴퓨터공학 엔지니어 모임인 ‘에타카파누’의 회장으로 활동했다. 미시간대 교수진은 그를 “언제나 남보다 앞선 학생이었다”고 기억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두 사람 모두 유대인이지만 종교적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점. 브린의 ‘괴짜스러운’ 결혼식 풍경을 보자. 그는 2007년 바하마섬에서 ‘23andMe’의 공동설립자인 앤 워지츠키와 결혼식을 올렸다. 식을 진행하는 랍비도 없이, 두 사람은 전통 유대교 예식 차양인 추파 아래서 수영복 차림으로 서 있었다.
 
페이지는 독실한 유대교 신자인 어머니와 달리, ‘기술’을 종교로 삼았던 아버지의 길을 따랐다. 이는 래리가 여덟 살 때 부모가 이혼한 상처 때문일지도 모른다.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부터 특별했다. 1995년 스탠퍼드대 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 2년 선배인 브린이 신입생인 페이지의 캠퍼스 안내를 맡은 것. 둘은 첫 대면부터 논쟁을 벌였다. 강한 자아와 엘리트 의식을 지닌 두 천재의 충돌이었다. 서로를 ‘건방지고 오만하다’고 여길 만큼 논쟁은 격렬했다.

하지만 편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맞수’라는 걸 서로 금방 알아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토론문화에 익숙한 가정환경이었다. 이들은 모두 논쟁에서 자기 논리를 주장하고 방어하는 법을 배우면서 자랐다. 만날 때마다 벌어진 두 사람의 논쟁은 서로 깊이 ‘교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브린과 페이지는 늘 함께 다녔다. 사람들은 캠퍼스에서 이 둘을 ‘래리세르게이’라고 하나로 묶어 부를 정도였다.

“사악하지 말라!”

‘닮았지만 다른’ 둘의 조합은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우선 이들은 비슷한 관심사와 열망을 지니고 있었다. 2세대 컴퓨터 사용자로 과학과 기술에 대한 경험을 풍부하게 누리며 성장했다. 이들은 ‘디지털 유토피아’를 만들겠다는 꿈을 공유했다. 하지만 둘의 성격은 지극히 달랐다. 외향적인 브린이 남의 주목을 받는 데 익숙하다면, 내성적인 페이지는 혼자 있는 것을 즐겼다. 브린이 실용적이고 문제 해결에 뛰어난 반면, 페이지는 신중하고 분석적인 스타일이다. 훗날 구글 제국을 이룩하는 데 있어, 두 사람의 대조적인 캐릭터는 상호보완을 이뤘다.

이들은 1997년 스탠퍼드대 연구실에서 혁신적 검색 엔진을 만들어냈다. ‘페이지랭크’라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중요한 순서대로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이는 당시 최고의 검색엔진으로 통하던 알타비스타나 야후의 검색 수준을 앞서는 것이었다.

“성공하지 못하면 언제든 돌아와서 박사과정을 마쳐도 좋네!”

제프리 울먼 교수는 두 사람에게 학위에 연연하지 말고 대학을 떠나라며 격려했다. 학자가 될 것인지, 사업자가 될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던 두 사람은 ‘학문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세상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구글의 시작이다.

1998년 기존 질서를 뒤엎어버린 ‘구글’의 등장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구글이 사람들을 매혹한 것은 비단 ‘검색의 품질’만이 아니다. “사악하지 말라!(Don?t be evil!)”는 사훈은 신선하고 공정한 기업으로서 구글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당시 독점기업으로 인식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대조되면서 구글은 ‘착한’ 기업이라는 명성을 쌓아나갔다. “최종 사용자(end user)에게 봉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창업자의 메시지 역시 구글 마니아를 양산한 요인이었다.

구글 창업 초기, 두 사람이 선보인 ‘애드워즈’와 ‘애드센스’는 ‘악하지 않은 비즈니스’의 모델로 손꼽혀왔다. 과거 기존 인터넷 검색 사업자들은 광고비를 더 많이 지급하는 광고를 더 먼저, 더 좋은 위치에 자극적으로 노출시켰다. 이 같은 모델은 브린과 페이지에게 ‘사악한 비즈니스’로 인식됐다.

반면 2000년 브린과 페이지가 선보인 ‘애드워즈’는 달랐다.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어에 가장 근접한 문자광고를 노출하되,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도록 광고는 우측에 배치했다. 광고하는 웹사이트의 품질까지 자동 알고리즘으로 평가해, 평판이 나쁜 광고는 아예 노출되지 못하게 했다. 2003년 출시된 ‘애드센스’는 한 발 나아가 광고 수익을 구글이 독점하지 않고 누리꾼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구글은 이 광고모델을 바탕으로 전체 수익의 90%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구글의 정신은 그 이름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다. 구글(Google)은 수학용어 구골(Googol)에서 나왔다. 구골은 1 뒤에 0이 100개 있는 숫자로, “이렇게 큰 수만큼 인터넷으로 광범위한 정보를 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치, 정책, 사람’을 이끌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가운데)이 2012년 첫 상용 관광우주선에 탑승할 후보로서 무중력 체험을 하고 있다. 외향적인 성격의 그는 미지의 우주 개척에도 관심이 많다.

구글은 2000년 10억 페이지가 넘는 웹 인덱스를 보유해 세계 최고의 검색 사이트로 등극하며 이름값을 했다. 당시 인터넷 주식에 거품이 꺼지면서 실리콘밸리에 큰 혼란이 찾아온 가운데 구글은 오히려 호기를 맞았다. 직장을 잃은 뛰어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수학자를 대거 고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1년 초 구글은 매일 1억건의 검색을 수행했다. 1초에 1만건의 검색을 처리한 셈이다. ‘구글’이란 표현은 ‘미국방언협회(American Dialect Society)’가 동사로 인정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졌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한다’는 말 대신 ‘구글링한다’는 표현을 즐겨 쓰기 시작했다.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기업 문화’는 구글을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두 창업자는 야망, 정복, 지배 같은 비즈니스 세계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과학과 엔지니어링 분야의 용어를 쉽게 풀어 사용하며, ‘엔지니어가 왕’인 문화를 조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구글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는 이유를 모두 공감한다. 직원들은 소파가 있는 라운지에서 내 집 안방에서처럼 엎드려 컴퓨터를 하거나, 야외에서 수영을 즐긴다. 자유롭게 애완견을 데리고 사무실에 들어서는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회사가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진다는 점이다. 직원은 물론 구글 본사 방문객에게 회사는 하루 세 끼를 공짜로 제공한다. 직원들의 식단을 책임질 주방장도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그뿐인가. 자녀가 있는 여직원들을 위해 사내 탁아소를 운영하고, 자녀가 태어난 직원의 집으로 공짜 음식을 배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매력적이고 안락한 근무환경을 창조한 일등공신은 세르게이 브린이다. 그는 직원들을 포용하고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테리 위노그래드 스탠퍼드대 교수는 “브린이 3개의 P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한다. 3P란 정책(policy), 정치(politics), 사람들(people)을 뜻한다. 미국판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구글의 환상적인 근무 여건은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모티프가 됐다.  

‘구글 3인방’의 밀고 당기기 

구글의 성장사(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은 2000년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55)의 합류다. 컴퓨터공학박사인 슈미트는 당시 컴퓨터 네트워크·소프트웨어업체 노벨의 CEO였다. ‘엔지니어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전문 경영자’라는 경력은 두 괴짜 창업자가 슈미트를 거부할 수 없는 이유였다. 슈미트는 구글 CEO로 취임한 뒤, 페이지와 브린이 기술과 상품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만들고 수익 구조를 정교화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구글 3인방’은 적절하게 밀고 당기는 싸움을 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렸다. 상상력 풍부한 두 창업자가 회사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저너리(visionary)’라면, 에릭 슈미트는 이들이 현실에 발을 딛도록 돕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다. 

평범하지 않은 두 창립자와의 만남에 대해 슈미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래리는 수줍음 많고 사려 깊고 섬세하며 선형적으로 사고한다. 세르게이는 시끄럽고 제정신이 아니고 통찰력이 넘친다. 두 사람이 너무 다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세르게이 혼자서 말을 다 해버려서 래리가 말을 못하나보나 했다.” 

‘구글드’의 저자 켄 올레타에 따르면 슈미트의 비공식적 임무 중 하나는 창립자의 엉뚱한 발상을 감시하는 일이었다. 한 번은 브린이 슈미트에게 “우리도 헤지펀드를 하자”고 제안했다. “세르게이, 이제까지 낸 아이디어 중 최악입니다.” 슈미트가 일축했다. 헤지펀드가 왜 안 되는지 복잡한 법적 문제를 거론하면서 슈미트는 브린을 단념시켰다.
 
세 사람은 함께 일하며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하는 법을 깨달았다.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의 저자 데이비드 A. 바이스는 세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까.

“브린은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이 있었고, 페이지는 셋 중에서 기술적인 능력이 가장 뛰어났다. 슈미트는 경영의 세부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능력이 있었다.”

최근 구글의 중국 철수 논쟁은 ‘구글 3인방’의 역학 구도를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반대하며 마찰을 빚어왔던 구글은 3월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대신 검열에서 자유로운 홍콩 쪽과의 통합을 택했다.  

이 결정이 나기까지 구글 직원들은 두 파로 나뉘어 격론을 벌였다. 브린은 ‘인터넷 민주주의’란 명분을 내세워 중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지지했다. ‘천안문 사태’ 등 민감한 주제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은 구글의 창업 정신과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슈미트는 ‘철수 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그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인터넷 시장을 간과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인구가 13억명에 달하는 중국은 인터넷 광고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긴 회의와 끝장 토론을 거친 뒤 구글은 브린의 ‘명분’에 손을 들어줬다.  

브린이 검열에 민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그는 여섯 살 때까지 구 소련에서 살았던 이민자다. 3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린은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사회에서 살았던 경험이 나의 사고는 물론 구글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 시장과 거리를 둔 구글이 영향력이나 수익 면에서 타격을 입을 경우, 다시 슈미트의 ‘실익’ 노선이 대두할 수도 있다. 각각 ‘이상’과 ‘현실’을 상징하는 창업자와 슈미트의 팽팽한 균형은 구글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힘이다. 

실패에 관대한 문화 

구글이 성공적인 혁신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직원의 실패에 관대한 특유의 기업 문화 덕분이다. 트위터, 페이스북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이 인수한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 ‘자이쿠’,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닷지볼’, 구글 카달로그 등 구글이 도입한 수많은 서비스는 대중의 뇌리에서 잊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실패를 들어 ‘구글 위기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패에 대해 창업자들은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실패한 서비스는 변형해 다른 프로젝트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도그 푸딩(dog fooding · 새로운 제품을 내부에서 테스트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용어)’ 역시 구글의 혁신을 촉진하는 제도다. 구글 직원들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 전, 사내 다른 직원들에게 미리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새 제품이 외부에서 통할 것인지 미리 가늠해보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집대성하는 힘과 악하지 않은 비즈니스 전략은 구글이 거대 제국을 형성하는 바탕이 됐다. ‘인터넷 민주주의’와 ‘국경 없는 정보 공유’를 꿈꾸던 두 명의 20대 공학도는 어느덧 30대 후반의 사업가가 됐다. 이들은 구글을 더 이상 ‘검색 엔진’으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기존의 신문, 방송, 웹, 모바일을 아우르는 거대한 미디어로 인식한다.

구글의 무한 질주는 계속될까. 최근 구글에 맞서 무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세계 5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소셜 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이다. 올해 3월부터 페이스북은 미국 인터넷시장의 순 방문자 순위에서 구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관심사와 이해가 비슷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사용자가 검색 사이트에 비해 더 오랜 시간 머무는 것이 특징이다. 페이스북의 공습에 맞서기 위해 구글이 택한 방법은 페이스북과 연관된 업체들에 투자하는 것이다. 구글은 페이스북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 소셜 게임업체 ‘징가’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브린과 페이지는 ‘구글다움’을 잊어간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매체인 ‘머큐리뉴스’는 9월 “20대 청년이었던 구글 개발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30대 가장이 됐듯이 구글도 처음의 순수함을 잃고 현실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세가 된 구글은 더 이상 순진하지 않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지난 5월 “구글이 미국 워싱턴 정가에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2006년만 해도 정가에 닿을 인맥이 없었다. 당시 세르게이 브린이 의회를 방문했을 때 만나고 싶은 상원의원을 만나지조차 못했다. 하지만 2008년 대선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구글은 버락 오바마 후보의 강력한 우군을 자처하며 80만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정부 의회 로비 비용으로만 400만달러를 썼다. 

지난 8월에는 구글이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함께 무선인터넷에서 망중립성을 포기하자는 제안을 해 비난이 쏟아졌다. 돈 내는 업체의 콘텐츠는 더 빨리 전달해주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두고 구글 본사 앞에선 연일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속을 알 수 없는 괴물 

구글이 전세계 정보를 긁어모으며 벌어지는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두 창업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전세계 어느 곳이나 볼 수 있는 ‘구글 어스’와 ‘스트리트뷰’는 ‘빅 브라더’와 비교되곤 한다.  

공정하고 새로운 기업을 꿈꾸며 이상과 명분을 내세우던 두 창업자도 결국 ‘현실과의 타협’을 택한 것일까.  

스탠퍼드대 연구실에서 출발한 작은 벤처기업이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마음가짐과 가치관도 변하기 마련이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사악해지지 말라”는 기업이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세르게이가 사악하다고 하는 모든 것이 바로 사악한 것”이라고 비꼰 에릭 슈미트의 답변은 유명하다. 이는 현실과 부딪쳐 좌충우돌하는 구글의 현재를 보여주는 말이다.

‘악하지 않은 비즈니스’를 꿈꾸던 구글은 지금 전세계 기업에 ‘속을 알 수 없는 무서운 괴물’로 인식되고 있다. 어쩌면 구글이 새롭게 보여줄 미래는 두 창업자조차 예측할 수 없는 세계가 될지도 모른다.  

● 참고문헌 

‘구글드’(타임비즈),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황금부엉이), ‘구글, 신화와 야망’(일리)

구글의 ‘기업혁신을 이끄는 9가지 정신’
① 혁신은 끊임없이 이뤄진다.(Innovation, not instant perfection)
혁신은 그 속성상 한번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베타(시범) 버전으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② 공유할 수 있는 것을 모두 공유하라.(Share everything you can)
전 직원이 인트라넷을 통해 모든 업무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협력을 위해서는 서로 잘 알아야 한다. 
 
③ 현명한 인재, 우리는 당신을 고용한다.(You're brilliant, we're hiring)
같은 일을 하는 많은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 당신을 선발한다.
 
④ 꿈을 좇아라.(A license to pursue dreams) 
근무시간의 20%는 일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 관심사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주제도 얼마든지 좋다. 구글 뉴스와 지메일, 기념일 로고 같은 아이디어의 상당수가 바로 ‘20%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⑤ 정치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데이터를 활용하라.(Don't politic, use data)
같은 아이디어를 갖고 논의했을 때 목소리가 큰 사람보다, 다양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⑥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다.(Ideas come from everywhere)
구글은 어떤 조직의 부서원이든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기를 기대한다. 심지어 파이낸스팀에게서도 말이다. 
 
⑦ 창의력은 제한이 있을 때 배가된다.(Creativity loves restraint)
데드라인 같은 제약 조건은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다.
 
⑧ 돈보다는 사용자를 먼저 생각하라.(Worry about usage and users, not money)
이용하기 간편하고 사용자가 빠져들기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라. 돈은 알아서 따라온다.
 
⑨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말라. 변형하면 된다.(Don't kill projects, morph them)
성공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그냥 버리지 말고 다시 활용하라. 지금은 사라진 ‘구글 노트북’ 서비스는 현재 ‘구글 닥스(Docs)’로 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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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네

2017.02.06 20:22:05
*.212.248.12

정보 감사합니다

가을사랑

2017.02.07 09:15:43
*.173.40.18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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