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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터노다 조회 수: 423 PC모드
얼마전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던 듀얼 Fiji GPU 기반의 AMD 라데온 프로 듀오(Radeon Pro DUO) 그래픽 카드가 오큘러스 리프트의 소비자용 모델 출시를 앞두고 공식 발표되었으며, 오큘러스 리프트의 공식 출시에 맞춰 라데온 그래픽 카드의 최적화 드라이버도 공개했다.
여기까지는 여느때와 같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행보였지만, 공개된 드라이버에서는 조금 색다른 점이 발견되었다. 바로 라데온 프로 듀오는 물론이고 다른 라데온 300 시리즈의 32bit 운영체제 지원이 빠진 것이다.
사실, 대표적인 PC용 운영체제인 윈도우의 64bit 버전이 등장한지도 10여년 가까이 지났고, 최신 게임에서 64bit 운영체제를 요구한지도 한참 지났으며, 4GB 이상의 메모리를 단 그래픽 카드도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알게 모르게 32bit 지원의 끝은 예견되어 왔다.
비록 AMD에서 최신 그래픽 카드의 32bit 지원 중단에 대한 공식 발표도 없었고, 그래픽 카드 하나일 뿐이지만 PC 업계에서 32bit 지원 중단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인 만큼 한 시대의 황혼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잠시 32bit의 시대를 돌아보고자 한다.
32bit 시대의 본격 개막은 윈도우 95지만
본격적인 32bit 시대를 알린 것은 누가 뭐래도 1995년 등장한 윈도우 95다.
1985년 10월, 개인 PC용 32bit CPU인 인텔 80386DX가 등장했지만 운영체제나 프로그램은 여전히 16bit 기반이었고, 텍스트 입력 방식인 CUI(Command User Interface) 기반 운영체제였던 MS-DOS를 밀어내고 해성같이 등장한 윈도우 95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32bit 시대가 열렸다.
HW에서 PC 시장의 32bit는 10년 먼저 나온 인텔 80386DX가 열었다
16bit와 32bit는 단순히 숫자만 보면 두 배 차이에 불과했지만 다루는 데이터 영역을 따지면 2^16과 2^32로 그 차이는 약 6만 5천배에 달하며, 인텔의 PC용 마지막 16bit 프로세서인 80286의 지원 메모리는 16MB에 불과했지만 첫 32bit 프로세서인 80386DX는 4GB 메모리를 지원해 그 차이는 256배에 달한다.
윈도우 95는 일반 개인용 PC 운영체제로는 처음으로 운영체제가 시스템 자원을 관리하는 선점형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운영체제였지만, 호환성 확보를 위해 유지하고 있던 16bit 부분과의 충돌이 잦아서 시스템 문제의 대명사겪인 '블루스크린'(BSOD, Blue Screen of Death)을 사용자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놓았다.
1990년대는 수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던 시기, 인텔도 VGA를 만들기도 했다
윈도우 95가 등장하기 2년 전, 원래라면 80586으로 나올 예정이었던 인텔 CPU는 AMD와 사이릭스등의 호환칩 생산자 모델과 특허 소송끝에 패소해 결국 이름을 바꾸게 되었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i740 시리즈라는 외장형 그래픽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당시 ATI와 NVIDIA등 전문 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외장 그래픽은 포기했지만, 그 기술은 어디 안가서 현재 스카이레이크에서는 엔트리급 그래픽 카드 성능을 위협하는 그래픽 코어를 CPU 안에 탑재하기 이른다.
이 시기에는 3D 그래픽 카드 시장의 경쟁도 치열했는데, 지금은 AMD에 인수된 ATI와 NVIDIA에 인수된 3Dfx를 비롯해 지금은 일반 소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트록스 밀레니엄, S3 새비지 3D등 수많은 3D 그래픽 카드 업체들이 경쟁하던 시기였으며, 인텔보다 이틀 먼저 CPU 속도 1GHz를 돌파한 AMD K75 애슬론을 출시하며 AMD가 자사의 이름을 확실히 알린 시기이기도 하다.
운영체제에서 16bit가 떨어져 나간건 80386DX 등장 이후 16년이 지나서다
1985년 80386DX라는 PC용 32bit CPU가 등장하고, 1995년 32bit 운영체제인 윈도우 95가 등장했지만 16bit 지원은 한동안 계속 되었는데, 운영체제 수준에서 16bit를 완전히 떨쳐낸 것은 그 이후 6년이 더 지난 2001년 10월 등장한 윈도우 XP에 이르러서다.
윈도우 XP는 서버용으로 쓰던 운영체제의 NT 커널을 개인용 운영체제에 도입하면서 MS-DOS로 대표되는 16bit 코드를 들어냈지만, 16bit 도스 게임을 돌리기 위해 쓰이는 DOS-BOX 같이 2015년 출시된 윈도우 10에 이르러서도 '명령 프롬프트'라는 이름으로 16bit를 지원하고 있어, 하위호환에 대한 MS의 집요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윈도우 95가 32bit 운영체제이기는 했지만 당시 지원하는 최대 메모리는 512MB에 불과했는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당시 같은 무게의 금값에 비견되던 높은 메모리 가격이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며, 윈도우 XP에 와서야 4GB 메모리 지원이 이뤄졌다.
1GHz 속도 돌파와 첫 64bit 및 네이티브 듀얼 코어 CPU 출시의 영광을 누렸던 AMD
이때는 슬슬 CPU 업계는 인텔과 AMD의 양자 구도로, 2D 그래픽 카드와 별도로 3D 가속기가 필요하던 시기를 지나 2D와 3D 통합 그래픽 카드 시대로 진입했으며, 2003년 AMD의 애슬론 64를 시작으로 인텔도 AMD 64 아키텍처와 호환되는 펜티엄 4 모델을 등장 시키며 64bit 시대를 열었다.
단지, 1985년 32bit CPU인 80386DX이 등장한 이후 18년만에 64bit 시대가 열렸지만, 여전히 PC용 운영체제나 프로그램은 32bit가 여전히 주류였기에 64bit의 장점 중 하나인 4GB 이상의 메모리 지원이 빛을 보지 못했다.
대신 32bit 운영체제에 4GB 이상의 메모리를 쓰는 사용자들은 16bit DOS 시절의 EMM386 등의 메모리 관리자 만지는 기분으로 2004년 9월 출시된 윈도우 XP SP2에 도입된 PAE(Physical Address Extention, 실제 주소 확장) 기능을 이용해 4GB 이상의 메모리를 램 디스크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하였다.
64bit 지원과 함께 당시 CPU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면 CPU의 멀티 코어 등장이 있겠다. 속도전의 한계에 다달은 AMD와 인텔은 멀티 코어 CPU 경쟁에 뛰어들게 되는데, 여기서도 AMD는 네이티브 듀얼 코어 CPU인 애슬론 X2를 인텔 펜티엄 D보다 일찍 출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고, 프레스핫이라 놀림받던 인텔은 또 다시 체면을 구겼다.
처음부터 64bit 버전이 나온 윈도우 비스타, AMD와 ATI의 합병 및 통합 세이더의 DX10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는 윈도우 비스타에서 도입된 DirectX 10이 이슈가 되었다.
이때부터 DirectX의 운영체제 통합으로 윈도우 XP에서는 DirectX 10을 지원하지 않아 윈도우 XP 사용자들의 불만이 컸다. DIrectX10은 그전까지 버텍스 쉐이더와 픽셀 쉐이더로 구분되던 쉐이더 구조가 통합 쉐이더로 변경되어 효율을 높이고, 실사를 방불케한 첫 DX10 타이틀인 크라이시스로 인한 비쥬얼 쇼크가 강타했으며, 2006년 AMD가 ATI를 인수하며 CPU와 GPU가 통합된 '퓨전'을 발표했다.
한편, 실제 운영체제에서 64bit 지원이 본격화된 것은 2007년 윈도우 비스타의 등장 이후였는데, 그보다 2년 앞서 2005년에 개인 시장을 노린 64bit 운영체제인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64bit 에디션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반향이 없었던 것과 달리, 윈도우 비스타는 출시와 동시에 64bit를 지원했기에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웠다.
단지, 상당히 높은 메모리 가격과 32bit가 주류였던 당시 상황상 최적화나 호환성 이슈를 피하기 어려웠기에 그동안 32bit 운영체제의 한계 메모리 지원 용량인 4GB 제한이 철폐된 것 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으며, 64bit 운영체제의 대중화 시점은 윈도우 7이 출시된 2009년 이후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윈도우 7이 출시된 2009년 이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메모리 기본 용량 확대와 여러 차례의 업체간 치킨 게임으로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현재는 8GB가 PC 메모리의 기본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최신 게임은 물론이고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WinRAR, 미디어 플레이어 등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64bit를 기본 지원하면서 이제 PC 운영체제는 64bit가 기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사이 CPU + 그래픽 퓨전을 부르짓은 AMD가 2011년 출시한 라노 APU보다 인텔이 먼저 2010년에 CPU와 GPU를 통합한 클락데일 코어 i3를 선보였으며,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는 만년 2위에 불과하던 AMD가 NVIDIA의 지포스 400 시리즈보다 반 년 이상 앞서 DX11 지원 그래픽 카드 라데온 HD 5000 시리즈를 출시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2012년 선보인 지포스 600시리즈와 그 다음해 출시된 라데온 200 시리즈에서 4GB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이 선보이면서, PC 시스템 뿐 아니라 그래픽 카드 자체로도 64bit 운영체제와 드라이버를 필요로하게 되었다.
이 외에 AMD는 APU를 선보이며 추진하던 이기종 컴퓨팅 지원 APU인 카베리를 2014년 초 선보였고, 로우레벨 API인 맨틀과 벌칸, DirectX12가 등장, HDD를 대신해 시스템의 메인스토리지로 SSD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으며, 반도체 업게에서는 3D 낸드플래시와 3D 크로스포인트, HMC(Hybrid Memory Cube), HBM(High Bandwidth Memory)등의 2.5D 기술이 등장했다.
배속 경쟁을 이어가던 CD로 대변되는 광 미디어는 DVD를 거쳐 HD-DVD 와 블루레이의 경쟁이 블루레이 진영의 승리로 끝났지만, 높아진 HDD의 가용비와 USB 플래시 드라이브의 등장, 전화선 모뎀을 쓰던 PC 통신이 기가급 성능의 인터넷 시대로 바뀌고, 온라인 컨텐츠 구매 시장이 열리며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다.
탐색기의 A: / B: 드라이브를 차지하던 플로피 디스크는 ZIP 드라이브로 대체되나 했으나 광 미디어와 같은 이유로 일부 특수 목적으로 쓰는 것이 아닌 이상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희귀종이 되어 버렸으며,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던 수랭 쿨러는 이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일체형으로 나오고, 2개였던 메인보드 칩셋은 일부이기는 해도 CPU에 완전히 통합되어 버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OS 기준으로는 윈도우 95이후 21년 차, 80386DX 기준으로는 31년 만에 32bit 시대에 종언을 고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물론 아직도 우리 PC 한 구석에 16bit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처럼 32bit 역시 한참을 더 우리 곁에 함께 할 것이다.
그럼에도 한 세대의 주역이 다음 세대에 밀려 사라지는 현장을 목격하는 기자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XT 시절 삼보 트라이젬에서 보석글로 워드치고
도트 프린터로 끼릭거리는 소리 들으며 프린팅 하던 기억.
5.25인치 플로피 드라이브로 시스템 부팅하고
디스크 갈아 끼워가며 어플 띄워 작업하던 기억.
당시 SKC와 3M의 로고가 생생히 기억 납니다.
용량이 1.44MB
2.5인치 플로피 드라이브가 슬슬 유통되기 시작할 무렵
맥킨토시의 애플2 컴이 매니아들 사이에서 슬슬 거론되고
마우스를 이용한 GUI를 접하면서 기절할 정도로 놀랐던 기억.
이어서 286AT 시절 청계천 세운상가가 대박 호황을 맞이하고
하드드라이브라는 게 달려나왔던 기억.
용량은 20MB. ㅎㅎㅎ
20년도 훨씬 전의 일이었네요.
정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