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를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핵심 요소라고 주장했던 프랑스의 사상가 로저 카유아(1913~1978)는 자신의 책
‘놀이와 인간’에서 속성에 따라 놀이의 유형을 크게 경쟁놀이, 확률놀이, 모방놀이, 현기증놀이로 나눈 바 있다.
1)경쟁놀이는 말 그대로 공정한 규칙에 따라 경쟁자와 겨뤄서 자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이 놀이로 표현된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운동경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2)확률놀이는 의지와 상관없이 운이나 요행,
또는 운명에 결과를 맡기는 놀이로 카드게임이나 주사위놀이 등 대부분의 도박이 여기에 속한다.
3)모방놀이는 시간적 또는 공간적 한계를 정해놓고
내가 아닌 가상의 인물이 되어보는 것이다.
엄마, 아빠 역할을 해보는 소꿉장난이나 연극 등이 그 예이다.
4)현기증놀이는 실제로 위험하진 않지만 일시적인 공포 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즐기는 것으로, 롤러코스터가 대표적인 예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골프는 카유아가 말한 네 가지 놀이의 속성을 모두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골프는 타인과의 경쟁은 물론 과거 자신의 최고 스코어나 파(par)를 대상으로 자기 자신 혹은 골프코스와 경쟁하는 스포츠다.
또 매번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샷을 해도 떨어지는
공의 위치가 일정하지 않을 만큼 확률이나
우연적 요소가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경기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스윙이나 플레이스타일을 흉내 내려고 애쓰며, 경기 중 멋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 우리는 마치 자신이 타이거 우즈라도 된 듯 주먹을 허공에 날리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따라한다. 가능성이 낮지만 나무, 벙커, 해저드 등 코스 곳곳에 위치한 위험요소를 앞에 두고 무모하지만 짜릿한 모험을 시도하기도 한다.
세상에 이보다 더 완벽한 놀이가 있을까!
<골프는 로저 카유야가 말한 4가지 놀이의 속성을 모두 가진 "완벽한 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