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163
추천 수 : 0
등록일 : 2017.01.06 01:27:37
글 수 21,851
URL 링크 :

행복 금요일 좋은 아침입니다~

2017년 첫 금요일 이네요

오늘 하루도 파이팅 하시고

좋은 주말 맞으시기 바랍니다^^

 

되게 웃긴 남동생

남동생.jpg



나에겐 남동생 하나가 있다.
이름은 찬이. 근데 얘가 되게 웃긴 녀석이다.
찬이가 네 살 땐가. 쭈쭈바를 쭉쭉 빨면서 집에 들어왔다.
분명히 사준 적이 없는데, 어디서 쭈쭈바를 구했는지
당당하게 물고 오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궁금해서 찬이에게 물었다.
"
찬아, 이거 누가 사줬어? 뒷집 예슬이네 엄마가 사 줬어?"

그러자 찬이는 눈을 크게 뜨고는, 어눌한 발음으로 신나게 답했다.
"
엄마, 내가 아이스크림 꺼내서 친구들 다 나눠 줬어. 잘했지?"
그러고는 침을 질질 흘리며 너무나 맑게 웃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얘 좀 보게, 하는 표정으로 찬이를 바라보았다.

알고 보니 엄마는 집 앞 슈퍼에 가면 우리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줬는데
그때마다 우리에게 원하는 걸 직접 꺼내도록 해주었다.
찬이는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동네 친구들을 데리고 슈퍼에 가서
손수 쭈쭈바 하나씩을 꺼내 나눠 줬다.

아이스크림 냉장고하고 찬이의 키가 비슷해 슈퍼 아주머니조차 모르고 있었다.
엄마는 슈퍼 아주머니에게 사과하고 값을 치르셨다.
그게 벌써 이십 년이 지난 이야기가 되었다.

내가 여덟 살이고 찬이가 다섯 살 때, 우리는 텔레토비를 좋아했다.
정확히는 찬이는 보라돌이를 나는 뽀를 좋아했다.
텔레토비는 방송 끝에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 중의 한 명이 다시 나와
'
친구들 안녕!' 하고 인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하루는 찬이와 내가 방송 끝에 누가 나올지 놓고 내기를 했다.
방송을 보는 내내 '뽀가 나올 것이다.',
'
아니다. 저번에 뽀가 나왔으니 보라돌이가 나올 거다.' 하면서
어눌한 말투로 쪼잔하게 투덕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이야기가 끝나고 마지막 인사가 남았다.
누가 나올지 잔뜩 긴장해 있는 통에 텔레비전 주위는 긴장감까지 돌았다.
그날 인사를 하러 나온 것은, 나의 빨간 뽀였다!
얄미운 찬이를 이겼다는 생각에 나는 만세를 불렀다.

그런데 갑자기 찬이가 너무나 서럽게 우는 것이 아닌가.
'
내가 뽀 나오란다고 빌어서 뽀가 나온 것도 아니고.'
도저히 그칠 것 같지 않은 찬이를 보다가
엄마는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다음에는 꼭 보라돌이가 나오도록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엄마는 수화기를 들어 전화하는 시늉을 했다.
왜 보라돌이가 마지막에 나오지 않느냐고,
다음에는 꼭 보라돌이가 나오게 해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엄마의 통화를 듣고서야 찬이는 젖은 눈망울을 쓱 닦아내고
"
엄마, 진짜야?" 하며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다음번 방영 날 정말 보라돌이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우리는 엄마의 전화가 진짜였다고 믿어버렸다.
텔레토비는 영국 방송인데 엄마가 한국말로 통화했다는
사실은 새까맣게 모르고.

찬이가 여섯 살 때 우리 집에는 큰일이 벌어졌다.
엄마와 나는 집에서 자는 찬이를 두고 동네 아줌마들과 옥수수를 나눠 먹었다.
잠시 후에 집으로 돌아오니 찬이가 어디론가 휘리릭 사라져버렸다.
신발장에 걸어 놓았던 집 열쇠도 찬이와 함께 사라졌다.

여섯 살짜리 꼬맹이가 혼자 갈 데가 어디 있을까.
엄마는 찬이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놀랐고, 나도 덜컥 겁이 났다.
찬이를 영영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신발이 짝짝이인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찬이를 찾아 뛰어다녔다.
전화를 받은 아빠도 당황해서 집으로 바로 달려왔다.
우리는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찬이를 찾아 헤매었다.
그러나 찬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의 동네 친구 예슬이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내 동생 찬이를 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찬이는, 잠에서 깼는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예슬이네로 갔단다.
예슬이와 내가 친하니까 거기 가면 나를 만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엄마한테 혼날까 봐 현관문도 단단히 잠그고
열쇠도 꼭 품고 왔다고 말하는 찬이는,
우리를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 눈물 많고 침 질질 흘리며 웃던 꼬맹이가 어느새 커서 군대에 갔다.
이번에 6 7일 휴가를 나오는데 집에는 이틀만 있겠다고 한다.
이미 친구들과 만날 계획을 다 짜놨다나 뭐라나.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먹으며 찬이 이야기했다.
이제 커서 가족은 찬밥이라면서 뒷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어릴 적 이야기로 이어졌다.

쭈쭈바 이야기를 할 땐 웃겨서 숨이 넘어갈 뻔했다.
"
걔가 참 순했어. 그땐 진짜 놀랐는데." 하면서.
그렇게 한바탕 웃다가 어느 순간 먹먹함이 맴돌았다.
아빠가 숟가락을 탁, 놓으며 말했다.
"
, 찬이 보고 싶다."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중에서 –

==============================================


기억은 참 희한하게도 이미 다 지나 가버린 일인데도 불구하고
곱씹을수록 커져서 추억이란 이름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추억은 더해질수록 점점 더 진한 향기로
마음속에 남습니다.

# 오늘의 명언
사랑했던 시절의 따스한 추억과 뜨거운 그리움을
신비한 사랑의 힘으로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게 한다.
-
그라시안 -

 

출처:따뜻한 하루

이전글 다음글

아버지

2017.01.06
03:42:19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프리네

2017.01.06
10:39:30

가족이란게....

넷초보

2017.01.06
13:48:20

잘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235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896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177
공지 불편 오매에서 주관적인 댓글 작성하지 마세요 [56] file Op 2019-04-10 3029
21851 일반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8] 응딱 2016-02-05 50943
21850 일반 스포츠토토 댄디boy 2019-02-17 46963
21849 일반 퇴근 후 취미(여가)생활 어떻게들 하시나요? 댄싱머신모모 2019-06-05 18777
21848 고충 현재와 같이 계속 운영하겠습니다 [20] Op 2019-08-19 14054
21847 일반 오늘의 명언 [1] 아크시란 2016-05-24 8120
21846 일반 레벨업 어찌 하나요? [3] 내레나 2016-04-20 6632
21845 일반 - 헨리 반다이크 [10] 엔돌핀 2017-03-21 6348
21844 일반 동해시 휴가 왔는데 날씨가 덥네요 .. [7] file v투덜이v 2016-09-01 5863
21843 일반 가짜 T 카페 오픈 [15] file Op 2017-09-24 5531
21842 정보 RedStone 1 build 14400 --- RTM ? [3] 달림이 2016-07-11 5398
21841 정보 1차선은 이게 문제군요 [58] file Op 2016-01-05 5218
21840 다시는 돌아오지 마십시요. ps1,ps2 [22] 잠곰탱이 2016-05-10 5195
21839 김여사님 한명 더.... [46] 상현 2016-01-08 4915
21838 정보 화웨이 p8 max 6.8inch 한국에서 사용시 셋팅방법.. [13] 세자르 2015-12-30 4820
21837 TORRENTWIZ 운영자 구속 [8] Op 2017-05-16 4759
21836 동영상 심장 폭행!!!!!!!!! [8] 회탈리카 2018-05-07 4638
21835 일반 배경화면 필요하신분 [11] 왕형 2016-05-01 4602
21834 정보 T 카페 운영자 잡혀 갔군요 ... [29] file Op 2017-09-24 4588
21833 러시아의 김여사 [25] 상현 2016-01-07 4532
21832 보복운전의 종말 [27] file 상현 2016-01-05 4375
21831 일반 오랑우탄의 캐치볼 [7] file 강이 2016-08-11 4287
21830 정보 생강-차 의 효능 [1] 달림이 2016-04-13 4203
21829 충격 - 공개처형 영상 누출. [30] file SMILE 2015-12-31 4124
21828 자칭(?) 애국 엄마부대.... [16] 나라하늘 2016-01-04 3939
21827 고마움 크롬과 IE 의 차이 ^^ [52] SMILE 2016-01-20 3923
21826 일반 생수 살때 바닥을 확인해야 하는이유 [6] 노력중 2016-05-23 3916
21825 일반 서버 이전 축하~축하~ 합니다 [3] 무무심 2016-08-24 3911
21824 사람 죽이는 미끄럼틀 [17] 상현 2016-01-05 3905
21823 일반 오매 깜짝이벤트의 결과 입니다. [97] 正正當當 2015-12-14 3904
21822 정보 무한통 Deskjet 1510 프린터 민원24에서 인쇄하기 [5] 호두깍정이 2015-12-16 3902
21821 일반 러시아 윈도우 중 한글화 잘되는 버전 , 업로드는 다음에.. [8] 달림이 2016-01-08 3707
21820 일반 바이두 이런속도...과연.. 오늘 로또 맞은 날이군요 ㅎㅎ [17] 한국인 2015-12-12 3653
21819 제발 돈 좀 빌려주세요 [18] 상현 2016-01-09 3552
21818 일반 알파고 (딥마인드) 벽돌깨기 학습과정 [5] 빨간별 2016-03-12 3451
21817 [전체 게시판 필독사항] 입니다. 공지를 대신합니다. [10] 관리자 2016-05-26 3422
21816 정보 음.....공유합니다 [미성년자나 70이상 노약자는 금지] [9] file 회탈리카 2019-02-18 3408
21815 일본인 비서 [19] 상현 2016-01-02 3388
21814 신기한 사진 [15] file 상현 2016-01-03 3377
21813 정보 S-ata 선 정리시 유의점 [26] SMILE 2015-12-28 3325
21812 몰래카메라....거울속에 내가 안 보여 [20] 상현 2016-01-11 3270
21811 일반 네잎클로버 사진 모음, 세잎클로버 뜻 [5] 달림이 2016-02-18 3261
21810 태백시에 있는 실제 정류장 [18] file 발자욱 2016-04-29 3246
21809 일반 컴퓨터 조립 10단계 [17] 초원의빛 2016-01-10 3220
21808 정보 [트랜센드 이벤트]128GB SSD를 4만원대.. (12/13~12/14) [27] 티바 2015-12-12 3211
21807 추천 죽을지도 몰랐던 생명을 살린 순발력 [19] file 할마시근육 2016-01-02 3145
21806 일반 오늘은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네요 [6] 조은사랑 2016-09-03 3122
21805 이 차 타고 강남 가면 여자들 줄 섭니다. [27] 심청사달 2016-04-22 3121
21804 일반 탄수화물을 꼭 먹어야하는 이유 [8] 달림이 2018-01-12 3120
21803 일반 랜섬웨어... 정말 무섭네요 [22] 영원불 2015-12-19 3113
21802 컴퓨터 부품들의 하루 [21] SMILE 2016-01-14 3100
21801 아파트 창밖으로 던져도 되는것들 [23] 상현 2016-01-16 3067
21800 19금) 요즘 이슈인 꼬추카톡 -_-;; --- 이정도는 괜찮겠죠.ㅋ... [13] SMILE 2016-01-20 3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