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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기억
비 오는 날 유리창 너머
창밖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요?
두 개도 아닌 하나의 기억만
생각하라고 하면 어떤 기억을 해야 할지 참으로 어렵다.
철부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내 건너 부자로 사는 외갓집을 가던 즐거운 생각,
사랑에 눈뜨던 젊은 시절,
첫사랑의 눈웃음으로 가슴 두근거리던 밤,
방황하며 괴로운 시간이 지난 후,
돌아와 보면 가장 아름다웠던 청춘의 시절 그때,
서러운 가난 이겨내고 사랑하는 가족과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온 행복한 시간,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여
처음으로 성공한 자식의 영광을 부모에게 안겼을 때,
내 인생의 길을 바르게 잡아준 참된 스승이
땅에 묻히던 날의 슬픔,
철마다 빛의 얼굴을 바꾸는 자연 앞에서
고마움을 전하며 그 자연을 숨 쉬고 있는 지금,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삶의 욕망을 키우던 처절한 젊은 날,
그중에서 어떤 절실한 기억을 갖고 싶은가를 묻는다면,
어쩌면 죽을 때 까지 가져갈 기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지나간 기억을 추억하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기억하기 좋은 시간인지도 모른다.
- 박종영 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