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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시절의 추억을 살려 라면 뽀글이를 해먹으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라면을 끓여먹든지 하지 뭐하는 짓이냐는 마누라의 도끼눈을 뒤로 하고 말이죠.
군대도 안 갔다와본 게 뭘 알겠냐고 한 번 무시해 주고(당연히 속으로 혼자 생각해야지 입밖으로 내면 안 돼요!)
물을 포트에 끓여놓고, 라면 봉지를 뜯기 전에 반 토막을 낸 뒤 봉지를 뜯었습니다.
근데 스프 봉지에 라면 부스러기가 붙어 있어 꺼내서 뜯으면 바닥에 부스러기가 떨어져 욕 먹을까봐
욕실로 향했습니다. 변기 위에서 뜯을 심산이었죠. 마누라는 저 놈이 왜 저러나 싶어 쳐다보고 있었고.
근데 스프 봉지를 꺼내자마자 미끄덩?
손에서 떨어져 변기 속으로 입수...
동시에 마누라의 "으이그" 소리...
생각할 겨를 없이 얼릉 건져냈습니다.
마누라의 진심어린 욕설을 뒤로 하고 세면대에서 비누로 열심히 씼었습니다.
남는 스프가 없었거든요...
버리라는 마누라의 화난 목소리에도 열심히 씻어서 봉지를 뜯었는데...
이게 방수가 안 되네요?!
???
스프 가루의 반 정도가 물기에 젖어있었습니다.
대부분 세면대 수도물이겠지만, 변기물도 조금은 섞여있을 것 같았...
뭐 어때 끓인물에 넣으면 소독되겠지 하고 넣었습니다.
이어지는 마누라의 등짝 스매시... "먹지 말라고 화상아" 절규하는 마누라의 화난 목소리.
먹지 말 걸 그랬습니다. 20년 넘은 추억 속의 맛이 나지 않더라고요.
마누라한테 맞기만 하고 맛은 없고.
이제는 안해 먹을라고요...
끗. 헤헤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