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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기울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둘러앉는다
그는 하루의 안부를 묻거나 나는 시시콜콜한 말을 밥그릇에 퍼 담는다
헐거워진 다리들이 식탁을 들어 올린다
어느 날 식탁 유리가 깨졌다
나는 분명한 것을 원했고 그의 태도는 늘 희미했다
점점 둥글어지는 그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몸도 미워졌다
점점 우리의 삶은 식탁을 닮아 애매모호해졌다
둥근 것으로부터 쨍그랑거리고 싶었다
카페나 술집에 가도 둥근 탁자를 피해 앉았다
모난 돌처럼 모난 말이 들끓었다
두루뭉술한 것들이 나에게 머리를 숙이기 시작했다
까칠하게 그것들을 복종시켰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누군가가 화해의 손을 내밀었지만
둥근 식탁을 버리고 사각 식탁을 들였다
이제 그 식탁엔 마주 보고 앉을 일이 없다
이 식탁에는 네 개의 모서리가 있다
- 문설, 시 '식탁'
둥근 것이 두루뭉술해서 모호하다고 생각한 적 있습니다.
편해서 눈이 가지 않는 것들.
둥글게 살라지만, 날렵한 턱선이 좋고 날씬한 몸매가 좋습니다.
예리함이 좋습니다.
그래서 내 안의 각을 세워보지만, 그것이 결국 나를 찌르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