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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핀
미친년 또 왔네,
할머니들 욕을 후렴으로 붙여도
밉거나 귀찮아서가 아니란 걸 사람들은 알았다
또 왔네,
명을 보전했다는 안도감과
측은함을 슬쩍 껴 넣은
미친년,
날궂이 한다고 어른들 혀를 차면
좋은 건 아닌 듯하지만 제 키만큼만 헤아리는 아이들
또 왔네 미친년,
놀리며 따라붙고
솔개에 쫓기는 병아리처럼 여자애는 도망을 쳤다
철없는 입들에 섞여 돌아보면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머리에 노란 꽃핀
머리채 잡아 흔드는 바람에도
앳된 여자애가 배시시 웃었다
밭이랑,
무엇이 억울한지 허공을 삿대질하는 푸른 빛
그 옆에 살짝 눌러 꽂은
노란 민들레
또 왔네,
- 최연수 시, '민들레 꽃핀'
우주선 같은 민들레 꽃씨 속을 강아지가 달려갑니다.
언제 꽃을 피웠었나 싶습니다.
그 꽃 속에 어른거리는 앳된 얼굴을 생각해봤습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