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57
추천 수 : 0
등록일 : 2019.06.23 11:02:52
글 수 21,857
URL 링크 :

개 팔자 (犬 八字)
                               
한적한 산골마을 마산댁 앞마당에 한가히 졸고 있는 개를 바라보며 증산댁은 지난 여름을 떠올린다.

머지않아 아들로부터 서울집으로 올라오라는 연락이 올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않다.

동네사람들은 남의 속도 모르고 내가 아들 집에 다녀오면 큰 호강이라도 받다가 내려온 줄로 알고있다.

어제도 윗집 마산댁이 놀러와 서울 아들집에 가서 어떻게 지내다 왔냐는 말에 아들집에 개 봐주러 갔었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어 동문서답을 하고 말았다.

평소에는 전화도 없던 아들내외는 휴가를 간다거나 해외여행을 떠날 때면 어김없이 증산댁 전화는 조석도 잊고 울려댄다. 

아들집에 도착하면 며느리는 시어미에게 개 돌보기 교육을 시킨다.

해피는 매일 목욕을 시켜야 하고,
해피식사는 노화 방지에 면역력 향상을 위해
아침에는 유기농 오리고기에
저녁에는 럭셔리 닭고기를 먹이라고 메모를 시어머니에게 전해주며

“어머니! 이 해피는 보통 개가 아니에요,
치와와라고 삼백오십만원 주고 데려왔어요,

저보다 동호씨가 해피를 더 사랑해요, 우리 없는동안 신경 좀 써주세요,

저녁에는 공원에 나가 산책을 꼭 시켜야 해요“

허, 어쩌다 어미에게 용돈 십만원 보내주는 것은 벌벌 떨면서

개새끼가 뭐라고 쇠고기에 오리고기냐며
증산댁은 못 마땅해 한다.

아들 내외는 결혼 한지 팔 년이 지나도록 손주도 낳지 않고 개새끼를 제 새끼 돌보듯이 온갖 정성을 들인다.

아파트 현관 앞에 개를 태우고 다니는 유모차를 보면서
증산 댁은 다시는 아들 집에 오지않겠다고 다짐을 한 것은 여러 해 전이다.

해질녘에 공원 넓은 잔디밭은 개들의 운동장으로 변한다. 개들은 뛰어놀고 젊은 여인들은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면서 자기집 개를 자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떤 젊은 부부는 즈네 개를 펫 호텔(Pet Hotel)에 맡기고 휴가를 떠날 예정이라며 개가 눈치도 빠르고 너무너무 영특하다고 자랑을 늘어 놓는다.

공원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떠는 여인네를 바라보던 노인이
긴 한숨을 내쉬며 푸념 섞인 목소리로 증산댁에게 말을 건다.

“저 여자들이 부모보다 개한테 더 잘하는 이유가 뭐여?
나는 무슨 팔자가 개만도 못 헌 겨?”

“ 요즘, 개 값이 얼마나 비싼지 아셔유?”

"비싼들 부모보다 비싼 겨? “

”제 부모는 자장면에 여인숙에서 잠재우고 개새끼는 유기농 오리고기나 쇠고기에 호텔에서 잠재우는
세상이구먼유“

“제 놈들 이만치 살게 해 놓은게,
나이 든 어미 아비를 개만도 못하게 대하구.”

“시방은 부모는 개만도 못 하대유~
부모는 식구 중에 순번이 맨 꼴찌라고 하 잔유~”

농촌에서 보신용으로 기르던 개들이 서울에서는 상전 대접을 받는 세상이라며
서산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노인의 눈가에는 애환이 서린다.

경산에서 올라왔다는 노인은 자식이 고생접고 농토를 정리하여 서울로 와서 편히 지내라는 유혹에 논밭을 모두 팔아 아파트 마련해주고 아들네 집으로 들어와 살아보니, 일상은 개돌붐이로 변했고, 조석으로 얻어먹는 밥맛은 소태를 씹는 맛이란다.

고향을 떠나온 것을 후회하는 경산댁은 증산댁 손을 잡고는 절대로 고향을 떠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일 봐 유,
저두 우리집 개 목욕시킬 시간이구먼 유”

집에 도착하니 전화벨이 요동을 친다, "엄마! 여기 하와이야! 엄마! 엄마! 해피 산책하고 목욕시켰어?

밥도 잘 먹고, 잘 놀아? 오늘 아침에는 유기농 오리고기 먹였지? 엄마! 엄마! 내 말 잘들리지?
요즘 해피가 컨디션이 안좋니까 해피 방에 에어컨은 26도로 맞춰서 꼭 켜줘,
해피는 큰소리치면 경기해”

어미의 안부는 묻지도 않고 해피를 먼저 찾는 아들의 음성이 타인처럼 들려온다.

지난 여름 기억이 떠오른다. 
해피가 몸살이라며 오밤중에 며느리는 잠든 아들을 깨워 허둥지둥 해피를 차에 태워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 와서는 하는 말이,
해피가 영양실조에 운동부족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어미가 속이 불편하다는 말을 했을 때, 엄마는 과식을 해서 그렇다고 핀잔을 주고는 날이 밝으면 동네 병원에 가보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자동차를 타고 출근 하는 아들 내외를 바라보며 증산댁은 소리친다.

"뭘, 과식을 하니~? 먹은 건 찬 밥에 김치밖에 없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며 증산댁은 푸념을 늘어 놓는다.

     -----  -----    ------

 “휴~ 내가 노년에
이 꼴 보려고 힘들게 흙파서 자식을 키운 겨??”

이전글 다음글

빛별

2019.06.23
17:24:57

이런 자식을 가리켜..

개.자.식. 이라 합니다 ㅡ.ㅡ

이상무

2019.06.23
18:30:04

자기 부모도 저러는데 남은 어떻게 대할까요?

바람의

2019.06.23
21:01:57

자식도 잘못했지만,받아주는 부모가 더 나쁜겁니다. 단호하게 안돼! 라고 해야지요.

부모가 그렇게 만든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586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217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474
18373 정보 대구치맥페스티벌 무료이모티콘 대구의 행사.. ^^ [3] 고구마007 2019-06-24 105
18372 사랑 오늘 내가 살아야 할 이유 - 위지안 file 산이좋아서 2019-06-24 58
18371 일반 날씨도 덥고 오늘 자정부터 음주측정 강화... [2] 제갈영인 2019-06-24 62
18370 일반 카레 프펌 2019-06-24 58
18369 일반 KBS1 TV 오늘의 주요뉴스 file 오늘도조은날 2019-06-24 63
18368 일반 오늘 및 주간날씨 [1] file 오늘도조은날 2019-06-24 43
18367 일반 美 법원, 이혼 소송 중 450억 복권 당첨 남성에-아내와 절반 나누라 [3] haum 2019-06-24 84
18366 일반 쉬는게 쉬는게 아니군요 [1] 가을의시 2019-06-24 40
18365 일반 좋은글귀 -내려놓으면 세상이 나의 일부가 된다- [1] 덕적도 2019-06-24 51
18364 일반 제주도 올레길 7번길 [1] file 그린프로 2019-06-24 62
18363 일반 게시글수 하루에 5개 이상 못해요 [7] Op 2019-06-24 103
18362 불편 꼭 이래야만 했냐~~~~~ [7] file protec1294 2019-06-24 113
18361 일반 오늘은 좀 덥다고 느껴지네요. [1] 맹희 2019-06-24 41
18360 일반 휴일엔 집에만 있는것보단 조금이라도 햇볕쬐는게 좋아요 [2] 헌태야 2019-06-24 44
18359 일반 주말에 요즘 인기인 '명륜진사갈비' 다녀왔어요 [4] 커피메이커 2019-06-24 83
18358 정보 내일부터 음주운전 단속 강화된다고 합니다 [4] file happyhappy 2019-06-24 55
18357 일반 올해도 벌써 6월달이네요~ [2] 감자맨 2019-06-24 37
18356 일반 월요일은 피곤하군요 [1] 시체 2019-06-24 32
18355 일반 건강 조심하세요 [1] 도당 2019-06-24 31
18354 일반 월요일은 언제나 오는군요.. 살찐박쥐 2019-06-24 32
18353 일반 흐린 월요일 아침~ [2] file 필농군 2019-06-24 32
18352 일반 [따뜻한 하루]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슈퍼웅 2019-06-24 21
18351 일반 프로그래밍 [2] 프펌 2019-06-24 56
18350 일반 엄마에게 온 편지 [2] file 응딱 2019-06-24 45
18349 일반 자연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2] file 반돌 2019-06-24 39
18348 일반 이렇게 또 한주가 지나갔군요... 오매기양 2019-06-24 32
18347 일반 오늘의 양념 [1] file 봉봉이 2019-06-23 50
18346 일반 오늘 헌혈하고 왔네요~~^^ [2] file 해피빈 2019-06-23 32
18345 일반 6월의 마지막 한주가 남았네요 오이 2019-06-23 35
18344 일반 주말 잘 보내셨나요? 돌까루 2019-06-23 37
18343 일반 오랫만에 일요일 나들이... [1] file 바람의 2019-06-23 37
18342 일반 바위...언덕에서 구르다... [6] 꾸륵꾸르륵 2019-06-23 64
18341 일반 사우나 [4] 프펌 2019-06-23 54
18340 일반 알라딘 보고 왔습니다. [2] 전투기 2019-06-23 56
18339 일반 야생동물의 실제 크기와 비교 [2] file 나루터 2019-06-23 60
18338 일반 방충망 자가 보수시공 [8] file 술잔3 2019-06-23 93
18337 일반 * 세상에는 세가지 실패가 있다 * [3] 우재아빠 2019-06-23 38
18336 일반 중고거래 잘못 되었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3] 비가오면 2019-06-23 79
18335 일반 출석게임 스도쿠는 공유되는 방식이려나요 [1] 카즈 2019-06-23 68
18334 일반 일요일에 출근했습니다. [3] 악리 2019-06-23 41
18333 일반 대구의 날씨는 좋음! [2] 고구마007 2019-06-23 57
» 일반 개 팔자 (犬 八字) [3] 현담 2019-06-23 57
18331 일반 여유로운 휴일~ 류현진 선수 아쉽게 됐네요. [1] 아르센루팡 2019-06-23 37
18330 일반 주말이고 류현진경기가 있는날입니다. 제갈영인 2019-06-23 29
18329 일반 삼성폰이나 태블릿에서는 한글문서 편집기를... [2] 최강튼튼이 2019-06-23 175
18328 일반 오늘은 일요일 이군요 시체 2019-06-23 31
18327 일반 코감기 도당 2019-06-23 29
18326 일반 밤엔 춥고 낮엔 덥고. 행복한한해 2019-06-23 43
18325 일반 끈적이는 휴일 아침~ 필농군 2019-06-23 40
18324 일반 광고 없이 유튜브를 볼수 있는 앱 Op 2019-06-23 88
18323 일반 하루종일 밥먹고 자고 밥먹고 자고. [2] 쿰바바 2019-06-23 55
18322 일반 롤 게임 하시는 분 계신가요?? [3] 오매기양 2019-06-23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