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27
추천 수 : 0
등록일 : 2019.06.20 14:29:03
글 수 21,857
URL 링크 :

물무늬도 단단하다

물무늬도 단단하다.JPG

 

새벽을 슬레이트 지붕처럼 접어
호숫가로 갔어요
접혀진 새벽을 펼치자
오므라든 호수는 단단한 막이 걷히고
바람이 물무늬를 흔들어놓네요

이른 새벽 숲은 아우성으로 최고의 발정이 일어나요
정말 까투리의 절대적 저항이 눈부시군요
음, 그렇지만 염려 말아요
경계가 그리 쉽게 무너지겠어요

당신 입술은 장미
그리 호락하지 않을 거란 걸 알지만
보셔요,
부푼 배꼽과 부푼 젖가슴을 어쩌겠어요
이 계절을 품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군요

단단한 물무늬를 비집고 하늘이 들어앉았네요
구름이 물살을 가르며 흘러가요
하늘의 심장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네요
내일이면 등이 굽은 새우아제가
쉬리를 만나 장가를 가요

그러니, 초대장 보내요
날짜는 당신이 제일 먼저
상현달을 따라와 눕는 그날입니다

- 이승남, 시 '물무늬도 단단하다'


며칠 전 물무늬를 흔들며 지나가는 오리 엄마와 아홉의 아가들을 봤습니다.
이 계절을 품는 생명들.
4월은 이렇게 고요히, 단단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두더지

2019.07.30
12:51:11

좋은글 잘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577   2019-08-13 2022-01-12 07:38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3216   2019-04-30 2019-08-17 14:24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474   2019-04-30 2019-08-17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