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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윤슬의 조화
풍경에도 성품이 있을까?
삼지원 포구 출렁이는 눈부신 햇살이
푸른 바닷물에 수많은 윤슬을 지어내며
가슴 뜨겁게 반짝이고 있다.
물 위에서 빛나는 윤슬이
어느 달빛 어느 물빛 위에서도
그 여인의 가르마처럼 환하게 아름답지 않으랴만,
쪽빛보다 더 푸른 울돌목의 해협은
물결이 내세운 소중한 윤슬의 탄생과 소멸을
소용돌이로 윤회하며
부글거리는 좁은 바다를 온통 하얀 울음으로 치장한다.
바다의 풍경은 어쩌면
잔물결의 윤슬로 태어나기 위해
밀물과 썰물의 간격에서 출렁이는 습관으로
무한한 수평선을 긋는 태생적 숙명이리라
누가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을 마다하는가,
수많은 햇살을 받아마시며 흔들리는 윤슬의 빛 내림을 보라
자연은 빚어내는 풍경마다 품격이 있는 것이어서
슬기로운 지혜로 달빛을 유혹하는 윤슬,
열두 폭 주름치마의 마디 웃음으로
철새의 하늘길을 인도하는 반짝임,
저건, 분명 환호하는 천년세월의 나이테일 것이다.
바다를 건너오는 이른 봄,
모래톱 갯메꽃 연둣빛을 탐하는 절정의 눈부심일 것이다.
- 박종영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