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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니기 조회 수: 49 PC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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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현 IBS 지하실험 연구단 연구위원/사진=양양(강원) 임성균 기자 |
‘3초’, 암흑물질 존재를 밝히기 위해 컴퓨터의 ‘엔터’키를 누른 후 결과값이 나오는데 걸린 시간. 하창현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 연구위원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는 “60일간 모은 데이터의 분석값을 최종적으로 얻게 되는 가장 긴장되고, 큰 희열을 느낀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하창현 연구위원은 지난 12월,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가 발견했다고 주장한 암흑물질 후보 입자 ‘윔프’ 흔적을 반박할 데이터를 확보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강원도 양양 지하실험실에서 대전으로 전송된 데이터의 분석은 우선 컴퓨터 분석 알고리즘을 설계한 후 공동연구단 회의에서 승낙이 떨어지면 관계자 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 결과값을 도출할 키보드 엔터키를 치도록 돼 있다.
하창현 IBS 지하실험 연구단 연구위원/사진=양양(강원) 임성균 기자 |
하 연구위원은 “결과값이 나온 뒤 뭔가 잘못됐다고 고치는 경우는 없다”며 “그러지 않으면 데이터에서 자기가 찾고 싶어했던 것을 어떻게든 이끌어내 결국 잘못된 결과값을 도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연구의 투명성·객관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 연구위원은 “60일치 데이터 분석을 준비하는 데 꼬박 1년 6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단은 다음으로 20개월간 수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논문을 국제저널에 제출했다.
하 연구위원은 그간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6개월간 강원도 양양 지하 우주입자연구시설(ARF)에 검출기를 설치할 때를 떠올렸다. 그는 “계산해보니 2016년에 검출기를 설치하기 위해 출장 신청을 총 42회 했다”며 “거의 매주 이곳에 와 살다시피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납차폐를 위해 20명의 연구자들이 터널 밖에서 안까지 한 줄로 늘어서 무게 10kg 가량 되는 납벽돌 한장 한장 옮겼다”며 “그 작업에만 일주일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하 연구위원은 이 연구를 하게 된 이유를 묻자 ‘호기심’ 때문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등산을 한다고 쳤을 때 저 산 너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여기 산 중턱에서 알 수 없듯,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그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 물질만 해석하면 그 답이 나오는 데 궁금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하 연구위원은 “트랜지스터가 개발됐을 때 이것이 향후에 휴대폰을 만드는데 쓰일지 누가 알았겠나”라며 “암흑물질을 통해 우리가 이제껏 알지 못했던 물리법칙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얻은 지식은 더 거대한 발견과 발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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