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사랑
조회 수 : 50
추천 수 : 0
등록일 : 2019.02.26 11:59:54
글 수 21,851
URL 링크 :

노 부부  


팔공산 줄기 따라 몰아치던 바람이
쉬어 가는 양지 옹기종기 딱정벌레
같은 집들이 띄엄띄엄 몇호 안 되는 작은 마을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대신해
할아버지의 정성으로 차려진 소박
한 밥상을 마주한 노 부부


“영감 나 때문에 고생이 많 수내가
 빨리 죽어야 애들 따라가서 편히
 살 제“

“실없는 소리 말 어
 할멈 죽으면 같이 죽어 야제“

“어 여 밥이나 많이 먹어”


최근 들어 치매 증세가 더욱 심해진 할머니 걱정에 도시로 나와 함께
살자는 얘들의 보챔에도 할아버지
는 고향을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지극한 보살핌에도
할머니의 증세는 점점 심해지고

혹시나 잠든 사이 혼자 밖으로 나
갈까 걱정된 할아버지는 잠들기 전
에 할머니 팔목에 실을 묶고 다른 끝은 자신의 팔에 묵고 잠자리에
들어 습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며칠을 내린 눈이 온천지를 백색
으로 덮었고 온종일 마당의 눈과
씨름한 노부부는 이른 저녁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한참을 피곤에 지쳐 잠을 자던 할아버지는 잠결에 늘
옆에서 느껴지던 할머니의 기척이
없어 놀라 불을 켰습니다!

손목에 묵은 실의 매듭만 덩그러니
남긴 체 할머니가 사라졌습니다.


놀란 할아버지는 불을 켜고 마당을 살폈습니다!
눈이 수북이 쌓인 마당은 아무도 없었고
마당 여기저기를 둘러보지만 어디에도 할머니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니 이 시간에 어디를 갔나!”

할머니 흔적을 찾던 할아버지는
마당 밖으로 연결된 지워지지 않은
발자국을 발견하고는 급한 걸음을 재촉 합니다


“어디를 간 거야,"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발자국은 동내 밖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펑펑 내리는 눈에 지워져 가는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걸음을 재촉 하며

멀리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할아버지 기대와는 달리
발자국은 동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가면 있겠지 발자국이 지워 지기 전에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발자국 쫒기에 바쁜 할아버지는
점점 동네 에서 멀어져 간다는 사실도 잊은 체 할머니 걱정뿐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은 더욱 펑펑 솟아 지고
바쁜 걸음으로 지워져 가는 발자국을 쫒기를 한참
저 멀리 눈 속에 쓰러져 묻혀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는
다급히 뛰어 갔습니다


“할멈 정신 차려 어쩌자고 여기까지 왔어!”
“얼렁 집에 가야지”

이미 온몸이 굳은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굵은 목소리에 놀라
힘겹게 눈을 뜨고 말없이 할아버지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급히 웃옷을 벗어 감사며 의식이 희미해진
할머니를 업고 걸음을 재촉 합니다


세차게 몰아치는 눈보라 속을 뚫고
의식이 사라져 가는
할머니를 업은 할아버지는 안간힘을 써보지만 마을까지의
거리는 멀기만 하고 할아버지의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 졌습니다.


“쪼매만 참어,"근방 집에 갈 겨”

할아버지는 말과는 달리 눈을 뜨기조차 어려운 눈보라
속을 뚫고 발을 옮기는 것이 점점 힘에 부쳤습니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재촉 해보지만
천지 분간조차 어려운 세찬 눈보라를 뚫고 할머니를 업고
내딛는 걸음은 더디기만 하고

자꾸만 힘이 약해 풀리는 손에
업은 할머니가 미끄러져 내리고
다시 치켜 올려 업기를 수십 번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마지막 안간 힘을 내어 보지만
이미 의식이 사라져 사늘히 굳어 버린
할머니를 업고 있는 것조차
힘에 부친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가로수 밑에 내려놓습니다.


“할멈 이리 가면 안 되지 같이 고생한 날이 얼마인데
같이 좋은데 댕기며 세상 구경하기로 했잖어“

눈물조차 얼어 버린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부둥켜안으며
싸늘히 식어 버린 할머니 얼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소리조차 얼어버린 절규를 합니다.


야속한 하늘은 끝없이 하얀 가루를 쏟아 붓고 한참을
부둥켜안고 있던 할아버지는 가로수 아래 할머니를 조심스럽게
눕히고는 자신의 마저 남은 웃옷을 벗어 할머니를 덮어주며,

“한 시상 같이 살아서 참 말로 고마 우이 ”
“쪼매마 기다려 근방 갈 껴”


모든 것을 체념한 듯 한 할아버지는 할머니 옆에 나란히
누워 이미 추위에 굳어 버린 할머니를 꼭 껴안았습니다.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은 눈보라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그쳤습니다.

동네 사람이 눈 속에 묻힌 노부부를 발견한 것은 다음날
늦은 오후 이었습니다

장례를 치른 노부부는 평생 살던 집 앞 양지녁에 나란히
묻혔습니다.

며칠을 눈 속에 숨어 있던 햇살은 나란히 누운 부부에게
유난히도 반짝였습니다.
????

이전글 다음글

필농군

2019.02.26
20:25:50

사는것이 다 그러하더이다

나이 들어보니 친구 갇은 마누라가 하눌님 보다 더 높아 보일적도 많다는것,,,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398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027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305
공지 불편 오매에서 주관적인 댓글 작성하지 마세요 [56] file Op 2019-04-10 3240
5419 일반 성공의 시작 file 응딱 2022-07-26 51
5418 일반 긍정적인 생각을 훈련하라 [1] file 응딱 2022-03-28 51
5417 일반 시험관 하면서.. 도봉산날다람쥐 2023-08-23 50
5416 일반 딱정벌레 자동차 [1] file 응딱 2023-05-17 50
5415 추천 안녕하세요...^^ [1] 석포감자 2021-10-19 50
5414 일반 오랜만에 들어 와 보니..... [2] 아리까리~ 2021-10-17 50
5413 일반 드디어 다시 오매가 부활했군요 ㅎㅎ [1] 코렐짱짱 2018-06-23 50
5412 일반 우주정거장에서 본 지구 [2] file 회탈리카 2019-11-15 50
5411 일반 오늘 수능 모두 잘 보세요. [2] 가이츠 2019-11-14 50
5410 일반 오늘 오전내내 야외 근무인데; [4] 가을의시 2019-11-14 50
5409 일반 벌써 12시가 넘었네요!! [2] 오에스감성 2019-11-14 50
5408 일반 수능치르는 모든 학생들 화이팅~ [4] 오이 2019-11-13 50
5407 일반 각주구검(刻舟求劍) [1] file 해마천사 2019-11-09 50
5406 추천 여군 첫 투스타 탄생 [1] 니키 2019-11-09 50
5405 일반 오늘 와 보니 재오픈했네요 [1] 편돼편돼 2019-11-06 50
5404 일반 다시 열렸군요. [2] 강글레리 2019-11-05 50
5403 고마움 다시 산 느낌이 이럴까요!! 오웬 2019-11-05 50
5402 사랑 걱정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미친자 2019-11-04 50
5401 일반 아싸라비야 콜롬비야~ 드뎌 왔네유 [1] 너경고 2019-11-04 50
5400 일반 [따뜻한 하루] 당신의 눈이 되어줄게요 [2] 슈퍼웅 2019-11-05 50
5399 일반 홈피 다시 열렸네요 ^0^ [1] 컴맹꽁 2019-11-04 50
5398 일반 입체하트 접는 법 [2] 파란천사 2019-10-15 50
5397 일반 내일부터 독감 무료 예방접종··“어린이·어르신·임신부 꼭 맞으세요” [6] 파란천사 2019-10-15 50
5396 일반 논의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1] file 해마천사 2019-10-14 50
5395 일반 하루의 시작~ [2] 오경박사 2019-10-11 50
5394 일반 모자라는 것, 가득 찬 것 [4] file 해마천사 2019-10-10 50
5393 일반 햇살이 따스하니 좋습니다. [2] 오경박사 2019-10-09 50
5392 일반 쌀쌀합니다. [4] 오경박사 2019-10-08 50
5391 일반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 [5] file 응딱 2019-10-08 50
5390 일반 내일 및 주간날씨 [6] file 오늘도조은날 2019-10-07 50
5389 일반 과남풀 [4] file 해마천사 2019-10-07 50
5388 일반 요즘 태풍은 휴일에만 오는듯 [4] 가을의시 2019-10-07 50
5387 일반 복면금지법 [2] 강글레리 2019-10-07 50
5386 일반 태풍이 또다시 지나갓네요.... [8] 쏘맥한잔 2019-10-03 50
5385 일반 요번달 개근 첨으로 찍었습니다 [2] 가을의시 2019-09-30 50
5384 일반 출석체크 야심차게 시작해서 결국 또 허탕이네요. [5] 비가오면 2019-09-30 50
5383 일반 햄 밴드 리시버~ [1] 필농군 2019-09-27 50
5382 일반 아침 기분을 잠시 업해봅니다 [6] 필농군 2019-09-26 50
5381 일반 빛의 화가들전.. [5] file 지펜탁 2019-09-25 50
5380 고충 모바일 첨부 파일이 가능 하도록 노력 할께요 [8] Op 2019-09-24 50
5379 일반 출근하는 날이면... 아점저 한끼로 때우네요 [1] 전투기 2019-09-24 50
5378 일반 18호 태풍 현재~ [4] file 필농군 2019-09-22 50
5377 일반 참 세월 빠르다~ [5] 필농군 2019-09-21 50
5376 일반 아 정말 바보같네요 [10] 가을의시 2019-09-18 50
5375 일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배출 얼마나 위험한가? [8] 티오피 2019-09-19 50
5374 일반 어제 저녁 보름달 [1] file 기이수 2019-09-14 50
5373 일반 추석에 고향에서 기분좋게 마트왔는데... [4] file 베이글라임 2019-09-13 50
5372 일반 오늘 보름달 구경들 하시려나요? [5] 커피메이커 2019-09-13 50
5371 일반 아나 이거 누구지????? file 솔크 2019-09-11 50
5370 불편 오매 에디터 자동 저장 장착 [16] Op 2019-09-11 50
5369 일반 또 다른 열대성 저기압이~ [4] file 필농군 2019-09-08 50
5368 일반 태풍 생각보단 [4] 김성욱 2019-09-07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