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뉴스 군만두] 갤럭시A7·갤럭시A9 이어 간편결제 서비스 배제
트리플 카메라·대화면에 50만원 맞추려다 보니…
삼성페이 안 쓰는 중국이 주요 타겟층인 영향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최초의 홀 디스플레이폰 '갤럭시A9 프로'에서 삼성페이가 빠집니다. 12월 공개된 이후 국내 소비자의 기대를 모은 제품인데요. 6.4인치 대화면·트리플 카메라를 선택하는 대신 간편결제를 배제했다고 합니다. 40만~5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려다 보니 말이죠.
삼성전자가 중가폰 갤럭시A 시리즈에서 삼성페이를 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내놓았던 갤럭시A7과 갤럭시A9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소비자의 반응은 한결 같았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아시다시피 삼성페이는 '지갑 없는 일상'을 가능케 한 놀라운 서비스입니다. 여러 장의 교통카드와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이식했으니까요. 국내 간편결제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타이젠, 바다…. '플랫폼 필패'의 길을 걷던 삼성전자에 다신 없을 성공작 중 하나가 아닐까요. 그 편리함에 한 번 길들여지면 다른 폰은 엄두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삼성페이는 아이폰으로의 이탈을 막는 최고의 자물쇠인 셈이었죠.
삼성전자도 갤럭시를 팔 때 '효자' 삼성페이를 적극 이용했습니다. 프리미엄폰 갤럭시S·갤럭시노트, 중가폰 갤럭시A는 물론 2017년부터는 저가폰 갤럭시J에도 삼성페이를 탑재하기 시작했죠. 소비자를 유혹하는 그럴싸한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저가폰 사용자도 프리미엄폰의 유용한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하겠다."
그런 삼성전자가 갑자기 왜 갤럭시A7·갤럭시A9·갤럭시A9프로에게서 삼성페이를 빼앗아간 걸까요. 공식적 답변은 이렇습니다. "카메라에 집중한 폰이다." 갤럭시A9 프로는 뒷면에 세 개, 앞면에 한 개. 모두 네 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는데요. 그러니 비용도 많이 들겠죠. 삼성페이를 위해선 안테나 같은 또 다른 부품이 필요한 상황. 삼성전자는 40만~50만원인 갤럭시A9프로에 이 모두를 다 넣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내부 설계 공간도 부족하고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삼성페이를 배제한 결단 뒤에는 또 다른 이유 '중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갤럭시A9 프로는 지난해 12월에 중국에서 '갤럭시A8s'란 이름으로 먼저 출시된 제품이에요. 이 제품의 애초 타겟층은 중국 소비자였다는 뜻이죠. 알리페이와 위쳇페이가 주도하는 중국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가 쓰일 리는 만무한 상황.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A8s 즉 갤럭시A9 프로에 삼성페이를 탑재할 큰 유인이 없었겠죠.
이유야 어쨌든 국내 소비자는 섭섭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그 좋은 걸 왜 빼겠다는 거야" 하고 말이죠.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갤럭시A9 프로는 빠르면 이달 안에 나옵니다. 중가폰 치곤 성능이 높다지만 갤럭시 최고의 장점인 삼성페이가 없다면 구매를 망설일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결국 국내 소비자는 삼성페이를 품은 프리미엄폰을 사라는 게 삼성전자의 뜻인 걸까요.
해외판 국내판 따로 만들어도 될건데 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