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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드는 숲
앞섶 열린 생각은 붉은 단추로 여미지 불꽃을 빌려 밤새 소금을 말린 마가목 둥글게 속을 비워 다시 채우려 해도 잠이 어긋난다 잣나무를 오르내린 앞이빨이 닳아 빨간 부리가 모이고 밤나무 밑으로 붉은 귀가 오목해진다 잘린 그늘을 깔고 앉으면 허공을 헤엄치고 싶은 묵직한 파문이 만져지고 소식 같은 깃털이 흘러내려 몸을 데운 한 줌 햇살과 고단한 비행이 전해온다 쌓인 바람을 뒤지는 바닥에 외로움 한 채 짓던 인연들은 어디로 숨었는지, 톱니 자국 박인 공기 한 줄이 떨어지자 참나무에 걸린 하늘이 출렁출렁 골짜기로 굴러간다 가지를 잘라버리던 도토리거위벌레처럼 잡념을 톱질하고 시선이 닿으면 더욱 움츠러드는 숲 오가는 안부가 멀어 반가운 소리 드문드문 멀어도 메아리의 귀환을 위하여 폭설에 젖지 않는 칩거가 궁리 중이다 - 최연수, 시 '움츠러드는 숲' 겨울 숲은 숨길 것 없이 다 드러납니다. 그래서 솔직해지는 계절이지요. 햇살이 그립고 안부가 그리운 계절, 반가운 소식이 뜸해도 서로 오목해지며 가까이 모여드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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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안가본지도 오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