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아프면서 단단해지는 이름을 벗었다가 썼다가 더부룩한 의자를 지나 쳇바퀴 닮은 트랙을 굴리는 내리막은 긴 어둠으로 묶는다
손잡이가 필요해 전등갓이 흔들리면 반이 접힌 달이 달아날 것 같아 쫒고 도망치고
무르팍이 깨진 그림자는 챙이 넓다
절벽 끝에 다다른 가파른 호흡 몇 번을 고쳐 써도 잠은, 한쪽으로 기운다
- 최연수, 시 '아주 낯선 방식의 모자들'
모자가 가까워진 계절입니다. 방한의 효과가 훨씬 크다지요. 어느 날 한강변의 구명환을 보면서 저것을 모자라 부르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토성의 환도 모자 같고 전등갓도 모자 같습니다. 키가 큰 그림자는 챙이 넓은 모자가 필요할 것 같고요. 오늘은 어떤 모자가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