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고마움
조회 수 : 134
추천 수 : 6
등록일 : 2018.10.11 20:48:32
글 수 21,851
URL 링크 :

얼마전 고향에 내려갔다가 

어머니와 마트에 갔습니다.

카트를 끌고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가는데 

어느 순간 어머니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구요.

카트를 끌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보니 

저 쪽 어딘가에서 어머니 모습이 보이더군요.

손에 무슨 나무 판때기 같은 것을 들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쓰다듬어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하시기에 

조용히 뒤로 가서 보니

무슨 도마를 그렇게 보고 계시더라구요.

뭐 옛날에 보던 각진 나무도마 그런것과 다르게 윤기도 나도 통통한게 좋아보이긴 하더군요.

그런데 가격을 보니 무슨 나무 판때기가 7만원 가까이나...

차암 이해 안되는 물건이라고 이런옆에서 궁시렁 대니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제자리에 두시기더라구요.

뭐 그러고 장을 다 보고 집에 와서 

식사를 하고 부엌에 앉아 있다가 무심결에 싱크대 쪽을 봤는데 

군데군데 검은 곰팡이 같은 얼룩에 김치로 벌겋게 물든 도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좀 많은 생각이 올라오더군요. 

어머니는 무슨 재미로 사셨을까. 아니 무슨 재미로 사실까. 

많이 아픈 동생이 있어서 평생을 그 뒷바라지를 하며 사셨던 

아픈 사정으로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지금도 동생과 둘이 계시는 

없는 형편에도 나에게는 부족함 없이 다 해주셨던 어머니 

좀 전에 장봐온 물건들을 봐도 결국 다 저 해먹일 것들 뿐이더군요. 

'나는 참 이기적인 새끼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때 꼬질꼬질해진 플라스틱 도마로 음식을 해드시는 것도 모르고 살았던 

요즘 같이 어려운 때는 나 한 몸 잘 건사할 수 만 있어도 효도라는 

이기적인 자기 합리화로 살아가는 내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예쁜 그릇, 예쁜 꽃 그런 것 참 좋아하셨던 

젊은 시절의 어머니 모습들. 

시간이 흘러 그런 모습들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 지금이 좀 서글프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일터가 있는 작은 도시로 돌아왔을 때,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난생 처음으로 기념일이 아닌 날에 어머니께 선물을 해드렸습니다. 

인터넷으로 원목도마를 검색해서 호주에서 장인이 만들었다는  

그 때 그 마트에 있던 녀석보다도 비싼 녀석을 

어머니께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42ce6c21b79d0.jpg 

42d768581565a.jpg 


일부러 일하시는 직장으로 보내드렸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내오시더라구요.

같이 일하시는 어머님들이 한번 보자고 해서 열어봤다시는데 덕분에 자랑도 좀 되고 해서 그런지

좀 많이 신이 나신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보니 카톡 사진도 이렇게 바꿔 놓으셨네요 ㅎㅎ 

맨날 판매하시는 건강식품이나 화장품 사진 아니면 무슨 꽃 사진 같은거였는데 


42d781dbbe40f.jpg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에 

내가 좋아하던 장난감 로보트며 총이며 없는 살림에 생활비 아껴서 사주시고 했는데

참 무심했네요.

평생을 다해도 부족하겠지만

이 세상에서 나를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

그 분이 주신 반의 반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 아직까지는 좋아하는 것도 있으시고, 

젊은 시절의 로망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을 조금은 간직하고 계신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위에 처럼 어머니 카톡 받고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해 본 하루였네요.


잠 안오는 새벽에

일기처럼 끄적거려봤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Op

2018.10.11
21:01:30

어머니요 저는 그렇게 좋은 감정의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차남이다 보니 항상 집에서는 왕따 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어머니하고도 사이가 안좋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어느날 이 시를 보고는 많이 울었습니다 

왜냐면 저도 엄청나게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았거든요 

우리 고모가 14살에 결혼하여 거진 그집에서 식모살이 같은 인생을 사신 이야기를 하니 제가 참 아직 많이 어리구나 생각 했습니다 생각 했습니다 그때 본 시가 있는데 찾아 올려볼께요 찾았네요 

아마 봤을것도 같네요 한번쯤 봐주는게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 여자들은 꿈도 꿀수 없는 그런 시 입니다 


제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고가 위 시저첨 살았더군요

그래서 참 많이 운적이 있습니다 

여자는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어디서 자기 할말 못하고 사는 ~~~

그래서 그나마 어머니를 어느정도는 생각해줍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나서도 감정은 그대로 입니다 

아마 개누장 어머니의 시대가 위 시와 비슷할것 같네요 


(추천 수: 1 / 0)

허접

2018.10.11
21:17:38

에고 눈물이..

왜 절 울리고 그러세요

후련하게

2018.10.11
22:00:50

나무 관세음보살...좋은일은 없어도 ...나쁜일은 생기지 않을 겁니다...


그냥 이렇게 사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알면...지금이 바로 천당입니다...

또람푸

2018.10.11
22:22:50

평범한 일상이 참 행복한거란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바다늑대

2018.10.11
22:44:18

음 뭐 말이 필요없죠.

내일은 어머님께 다녀와야겠네요..

(추천 수: 1 / 0)

무정

2018.10.12
02:40:19

살아계실떼 잘해 드리세요.

다음엔 꼭 ...하다가 보면....가고 안계십니다.

강글레리

2018.10.12
08:19:09
profile

할말이 없습니다 ㅠㅠ

유구무언이라서 추천만 보내드립니다 ㅠㅠ

파이어가이

2018.10.12
10:53:07

크흠....정말 군대에서도 그렇고 어머니 생각하면 짠하단 생각밖에 안들어염 흑흑

무지개소년

2018.10.12
11:15:35

아... 짠하고 눈물이...

저희 어머님도 그릇장에 아끼시느라 잘 안쓰시던 좋은 그릇들 있었는데, 결국 그 이쁜 그릇들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와이프한테도 늘 말합니다.  그런거 아끼지 말고 그냥 쓰라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393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026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301
공지 불편 오매에서 주관적인 댓글 작성하지 마세요 [56] file Op 2019-04-10 3236
8539 일반 [웃]초등학생 문제와 답 [3] file AlwaysUnI 2016-12-21 134
8538 일반 자주달개비 꽃 file 해마천사 2016-12-23 134
8537 일반 새해를 기념하여 폰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3] 기덕이 2016-12-31 134
8536 일반 한눈에 확 들어오네요 [1] 나요 2017-03-11 134
8535 일반 곶 됴코 여름 하나니 [4] 강글레리 2017-04-10 134
8534 일반 미니언즈가 진짜 깡통취급 받고 있습니다. [5] file 반돌 2017-06-05 134
8533 일반 경찰차1,구급차1,소방차4대 출동... [8] 동자승 2017-10-27 134
8532 일반 거참 안올라오내유.. [2] file 피터팬 2018-10-04 134
» 고마움 나는 참 이기적인 새끼였구나... [9] 개누장 2018-10-11 134
8530 불편 세상 참 좋아 진것 같아요 [4] file Op 2018-10-14 134
8529 일반 사기당했습니다. [8] EverGreen 2019-01-16 134
8528 일반 오늘부터 모든 제??님들에게 부탁 드립니다 [2] Op 2019-01-20 134
8527 고마움 오매 은소라님 자유게시판 게시판 지기로 활동 하십니다 [11] Op 2019-01-27 134
8526 불편 자료 유출한 xx 에게.. [4] 바람의 2019-02-03 134
8525 일반 이번 정리가 끝나면 ~~~ [13] Op 2019-03-10 134
8524 정보 경기 버스 와이파이 돼요 서울버스는요?? [1] file 건강하고행복하게 2019-03-14 134
8523 일반 넷플릭스 러브 데스 로봇 재밌었요 [7] 댄싱머신모모 2019-03-17 134
8522 일반 구형 노트북 분해 청소 or 써멀 바르기.. [10] file 포푸라 2019-05-06 134
8521 일반 가성비 2.5인치 듀얼 외장하드케이스 구매. [4] file 포푸라 2019-05-14 134
8520 불편 오늘 병원 갑니다. Op 2019-06-28 134
8519 일반 내일부터 한글화 게시판을 운영중단 합니다 [1] Op 2019-08-25 134
8518 일반 윈도 설치 노가다 ㅎㅎ [13] file 필농군 2019-09-16 134
8517 일반 소주병이 녹색, 맥주병 갈색인 이유 [3] 파란천사 2019-11-08 134
8516 일반 안녕하세요 오피 입니다. [14] Op 2021-10-15 134
8515 일반 반려동물이 떠난 빈자리 [2] file 응딱 2022-12-01 134
8514 일반 선풍기로 버티고 있습니다..ㅠㅠ [4] 여포사랑 2016-08-12 135
8513 일반 2엠텍 슈젯사건(펌) [5] 능금 2016-08-13 135
8512 일반 냉장고에 넣으면 안되는 음식 10 [5] 루루3 2016-08-15 135
8511 일반 청소부들의 복수 [7] 소리빠빠 2016-08-15 135
8510 일반 연휴가 끝나고 첫날인데.. 아직도 일하는중.. [8] 한스 2016-08-16 135
8509 일반 판토마임의 대가 [5] 홀리 2016-08-20 135
8508 일반 날씨가 날씨가. [7] 순자미 2016-08-20 135
8507 정보 [오늘의 운세] 8월 22일 월요일 (음 7월 20일) [4] 아이콘 2016-08-22 135
8506 일반 밤 늦게 치맥을^^ [9] 콩사랑 2016-08-29 135
8505 동영상 겁주기 ㅎㅎ [5] 홀로선비 2016-09-01 135
8504 고마움 항상 고맙습니다. [3] 박종민 2016-09-13 135
8503 (15)이래도 고양이 입니까??.gif [3] 개누장 2016-09-21 135
8502 일반 몸은 거짓말을 안한다. [4] 강글레리 2016-09-25 135
8501 고충 레드스톤의 프리징 문제 [4] 달빛아래말할게 2016-10-14 135
8500 일반 닭이 약했을 가능성 제기~ [2] 징징현아 2016-11-10 135
8499 일반 5랩이었는데 2랩이 되었어요 ㅠㅠ [3] 허걱이냥 2016-12-19 135
8498 정보 새해 선물로 치아 건강을 드리겠습니다 [6] file 티모0725 2016-12-30 135
8497 정보 [오늘의 운세] 1월 4일 수요일 (음 12월 7일) [4] 아이콘 2017-01-04 135
8496 정보 1. 11 수요일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11] 아이콘 2017-01-11 135
8495 일반 어머니의 카레 [5] file 응딱 2017-01-20 135
8494 사랑 인생이 바뀔 수 있는 대화법 [3] 신천지 2017-02-17 135
8493 고마움 수고 많으셨습니다. [1] frolian 2017-03-12 135
8492 일반 돌려차기가 이렇게도 들어가네요~~ [10] file 티피 2017-04-01 135
8491 정보 [오늘의 운세] 5월 9일 화요일 (음 4월 14일) [4] 아이콘 2017-05-09 135
8490 일반 2017년 6월 4일 오에스매니아 번개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7] file 반돌 2017-06-05 135
8489 정보 6. 27 화요일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7] 아이콘 2017-06-27 135
8488 불편 오메 첫화면 섬찟. [10] 초보매냐 2017-06-28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