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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 간 흥부와 놀부가 염라대왕 앞에 섰다.
"흥부 놀부는 듣거라.
너희 앞에 똥통과 꿀통이 보이느냐?
각자 어느 통에 들어 가겠는고?"
놀부가 잽싸게 먼저 말했다.
"저는 꿀통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럼 놀부는 꿀통에 들어가고, 흥부는 똥통에 들어갔다 나오너라."
두 사람은 염라대왕이 하라는 대로 했다.
"그럼 이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서서 상대의 몸을 핥아라."
그 말에 놀부는 죽을 상이 되었다.
잠시 후 흥부아내와 놀부아내가 염라대왕 앞에 섰다.
"흥부아내와 놀부아내는 각자 어느 통에 들어갔다 나오겠느냐?"
놀부아내가 놀부를 슬쩍 처다보니 놀부가 똥통으로 들어가라는 눈짓을 했다.
놀부아내는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할 수 없이 말했다.
"대왕님 저는 똥통에 들어가겠습니다."
"그러냐? 그럼 놀부아내는 똥통에 들어가고,
흥부아내는 꿀통에 들어갔다 나오너라."
두 여인은 염라대왕이 하라는 대로 했다.
"자, 지금부터 흥부와 놀부는 각자 자기 아내와 마주 서서
아내의 몸을 깨끗이 핥아라."
놀부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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