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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대한 생각
수많은 표정이 있다는 뒷모습. 어느 날은 쓸쓸했다가 또 어느 날은 명랑했다가 다시 평정을 찾는 감정들. "비뚤어지고 뒤틀린 발가락을 교정해줘요" 전철, 발가락 교정기를 팔던 아저씨가 빈손으로 나가자마자 우연히도 다리를 저는 남자가 구걸을 합니다.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뒤틀린 다리 반이 들어왔고 그의 뒷모습이 뒤틀리며 휘청거립니다. 뒤틀린 오후, 뒤틀린 햇살이 뒤만 보여줍니다. '그를 구걸하게 만든 배후는 누구일까' 뒤틀린 내 마음처럼 뒤틀린 시선이 가 닿았다가 고무줄처럼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정면을 바라보지 못해 뒤만 보는 시선들. 대상의 뒤를 보라고, 거기서 의미가 온다고 하지만 뒤는, 자신 없어서 흘금거리는 눈치, 동정 혹은 위선 같습니다. 긁적거리는 뒤, 무안한 뒤. 그래도 뻔뻔하지 않은 뒤여서 다행입니다. 오늘은.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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