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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산딸나무 꽃
서양산딸나무 꽃
여기 선명한 못자국을 보세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교수목으로 쓰였던 죄 많은 나무라서
꽃잎 끝에 고스란히 그 흔적이 남은 거지요
못자국 선명한 네 장의 꽃잎은
실은 가짜꽃이랍니다
보잘 것 없는 중심의 진짜 꽃을 위해
네 장의 흰 꽃턱잎을 꽃잎인 양 펼치고
벌 나비를 부르는 거지요
숲해설가의 서양산딸나무 꽃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히 헤아려본다
나 때문에 가슴에 못 박히면서도
나의 든든한 울타리로 남은 사람을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