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대체할 신기술,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등에 본격 적용
에버스핀에 이어 메모리 1위 삼성 진입하며 시장 확대 전망
2007년 등장한 미래형 메모리 반도체 기술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 기술이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 단계를 밟는다. 삼성전자와 미국의 에버스핀(Everspin) 등이 올해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STT-M램은 자동차용 반도체·서버 등에 본격 적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에버스핀은 올해 STT-M램을 본격 상용화한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 NXP 등을 비롯해 다수 고객사와 STT-M램 공급을 논의 중이다. 에버스핀은 작년 4분기부터 글로벌파운드리(GF)의 생산라인을 통해 STT-M램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양산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D램을 대체할 다크호스 ‘STT-M램’…"이론적으로 가장 완벽한 반도체"
STT-M램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형 메모리로 주목 받아왔다. D램과 구조는 유사하지만 커패시터(capacitor) 대신 복잡한 구조의 자성층을 쓴 메모리다. 이 자성체가 스핀(Spin)하면서 빠른 속도로 전자(電子)를 이동시키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STT-M램은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달리 비휘발성이다. D램보다 10배 가량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생산단가는 오히려 낮다. 구조도 단순해 최대 2나노미터(㎚)까지 미세 공정이 가능하다. D램의 경우 10나노 공정 이하의 미세 공정은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STT-M램이 중장기적으로 인메모리뿐만 아니라 D램 등 메인 메모리(Main Memory) 제품까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TT-M램의 또 다른 특징은 수명이 사실상 영구적이라는 점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쓰기, 읽기를 반복하다 보면 수명이 다한다.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반영구적이지는 않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성능, 용량, 내구성 등 모든 평가 기준에서 기존의 D램, 낸드플래시의 단점을 극복한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는 STT-M램은 그동안 실제 공정상에서 50나노미터 이하 기술에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D램 미세공정을 가로막는 커패시터 문제를 해결해 D램보다 미세화가 가능하지만, 자성을 이용해 저항차이를 만드는 기술이 무르익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등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이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왔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에버스핀, STT-M램 양산 준비 완료
업계에서 가장 먼저 STT-M램 체계를 갖춘 기업은 M램 전문 반도체 기업 미국의 에버스핀 테크놀로지다. 이 기업은 지난해 50나노대의 벽을 뚫고 처음으로 40나노대의 STT-M램 양산에 성공하며 반도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에버스핀이 설계한 STT-M램은 세계 3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STT-M램에 대한 막바지 연구개발 작업을 마치고 양산 채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STT-M램은 특정 박막에서 전자스핀 방향을 조절해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신기술로, 전류의 흐름을 저항의 미세한 차이로 판단해 데이터를 0과 1로 구분하는 방식"이라며 "저항의 차이가 100% 이상이면 양산이 가능한데 삼성전자는 200%에 가까운 수준을 달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