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 전문점 모습. /한겨레21 사진
영국 시민단체 조사…커피·패스트푸드체인 음료 98%에 ‘과도한 설탕’
세계적인 커피 체인의 음료 한 잔만 마셔도 하루 권장량의 세 배가 넘는 설탕을 섭취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17일(현지시간) CNN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시민단체 ‘설탕에 대한 행동’(Action on Sugar)이 영국의 대형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등에서 파는 131가지 음료를 분석한 결과 98%가 ‘과도한 수준’의 설탕을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의 3분의 1이 넘는 35%는 코카콜라 한 캔에 해당하는 티스푼 9개 이상의 설탕이 들어있었다. 이 단체는 설탕 4g을 티스푼 1개 분량으로 계산했다.
심지어 스타벅스의 ‘오렌지와 시나몬이 든 따뜻한 포도차’(Hot Mulled Fruit=Grape with Chai, Orange and Cinamon) 벤티 사이즈는 티스푼 25개에 해당하는 98g의 설탕을 함유해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11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에게 하루 최대 설탕섭취량으로 권고한 30g(티스푼 7개)을 3배 이상 뛰어넘는 양이다.
그 뒤를 이어 영국 커피 전문점 ‘코스타’의 ‘마시모 차이 라테’가 79.7g(티스푼 20개), 스타벅스의 ‘거품을 낸 크림이 있는 화이트 초콜릿 모카’ 벤티 사이즈가 73.8g(티스푼 18개), 스타벅스의 ‘시그니처 핫 초콜릿’ 벤티 사이즈가 60.0g(티스푼 15개), KFC의 ‘모카’가 58.8g(티스푼 15개)로 2∼5위에 올랐다.
이밖에 던킨도너츠의 ‘바닐라 차이’와 맥도날드의 ‘모카’에도 티스푼 11개 분량의 설탕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에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홈페이지를 보면 ‘딸기 크림 프라푸치노’톨사이즈가 티스푼 13개 분량인 53g의 설탕을,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톨사이즈가 티스푼 12개 분량인 48g의 설탕을 각각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큰 사이즈의 음료 성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코서 하셈 연구원은 “이런 음료는 가끔 마시는 특별한 것이 돼야지 ‘매일 마시는 음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여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설탕과 칼로리가 들어있는 데다 종종 설탕이나 스낵과 함께 먹기 마련이다”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성인의 하루 설탕 섭취 권장량을 티스푼 6개에 해당하는 25g으로 줄일 것을 권고하는 등 과도한 설탕 섭취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커지는 추세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오는 2020년까지 설탕을 25%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설탕이 적은 메뉴, 설탕이 없는 시럽, 설탕이 없는 천연감미료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매장과 온라인에 모든 영양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