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8월 20일 차세대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20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정확한 게임 성능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된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지포스 RTX 2080 Ti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유출됐다.
PC 하드웨어 관련 전문 소식지 비디오카즈(Videocardz)는 2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지포스 RTX 2080 Ti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화면 갈무리 형태로 제공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대표적인 그래픽카드 성능 테스트용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마크(3DMark)’의 타임 스파이(Time Spy)항목의 점수 결과다.
그래픽카드(GPU)의 정확한 명칭은 표기되지 않았지만, 2080 Ti의 특징인 11GB GDDR6 비디오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벤치마크 테스트 점수는 1만2835점으로 9500점대를 보여주는 기존 1080 Ti보다 약 35%가량 높은 점수다.
유출된 벤치마크 결과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지포스 RTX 2080 Ti의 출시 가격이 999달러(약 약 111만원, 세금 제외)로 기존 세대에서의 같은 등급인 GTX 1080 Ti보다 300달러나 올랐는데, 가격이 오른 것에 비해 성능 향상 폭이 낮다는 것.
결과를 공개한 비디오카즈 측은 "우리가 알기로는 엔비디아나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 중에서 (지포스 RTX 20시리즈의) 드라이버를 갖고 있는 곳이 없었다"며 "(제보자가) 엔비디아 직원이나 제조사 관계자가 아니라면 이 테스트 결과는 가짜이거나, 잘못된 드라이버를 사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답글을 달았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번 지포스 RTX 20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 및 하드웨어 전문 매체 등을 통한 정보 유출을 극도로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각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전 테스트까지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 ‘지포스 파트너 프로그램(Geforce Partner Program)’의 부당함을 고발한 바 있는 하드웨어 전문 매체 ‘Hardocp’는 엔비디아가 지포스 RTX 20시리즈를 테스트하는 리뷰어의 인적 정보를 매체 및 제조사에 요구하고 있으며, 자사 NDA 협약에 서명한 ‘승인된 리뷰어(approved reviewers)’에게만 테스트 허가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 20일 전 세계 주요 하드웨어 매체에 새로운 NDA(Non-Disclosure Agreement, 비공개 협약) 방침을 전달하고 서면동의를 구한 바 있다. 대다수 하드웨어 매체들이 협약서에 서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말하는 ‘기밀 정보’의 영역이 너무 광범위하고, ‘기밀 정보’에 대한 내용을 최대 5년까지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들어있어 언론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