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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스커스
소리는 더운 곳으로부터 온다
붉은 살 입은 소량의 체온을 둘러앉은
농담은 순서가 없고
추억의 용도가 달라
빛깔 믿는 날짜를 거슬러간 국경이 손을 내민다
희다고 말한 너에게
아니, 붉다고
쓰다고 한 너에게 나는 시큼한 하루라 했나
희고 붉고 시고 쓰고,
이국으로 깃든 우리는 한 뿌리라 믿을 수 있나
바람 조는 곳,
국적 다른 생각들이 불면에 못을 박는 밤
안쪽 모서리가 깎이기 시작한 기억은
저를 휘발한 뒤에야 다시 핀다
움켜쥔 한 줌을 들으며 피를 닮아가는 빛깔
나를 내어놓고 너를 듣는 한 잔에
금기 풀은 온기가 고인다
우리, 라고 불러줄 곳은
뿌리 아닌 꽃잎이다
- 최연수 시인
히비스커스 꽃잎을 따 맛을 보며,
이 작은 꽃잎이 얼마나 진한 향기를 낼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소소함이 모여 감동이 된다는 걸 알아갑니다.
붉은 꽃차를 마시며, 꼭꼭 숨겨두었던 어떤 감정이 어떤 계기로 술술 풀려나옴을 압니다.
천천히 오래도록 붉게.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