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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뿌리
나무의 키와 뿌리의 길이는 같다
밤으로만 은밀하게 키와 길이를 재며 앞서가지 않는다
비바람과 혹한의 눈발에도
넘어지지 않는 버팀의 힘은,
땅 위의 나무와 땅속의 뿌리가 균등하게 힘을 배분해서다
참으로 귀하고 비밀스러운 상생의 협의다.
세상의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수고한 뿌리를 위하여
나무는 온종일 빛들의 말씀을 고르고 다듬어
성장에 좋은 신선한 바람과 함께 내려보낸다.
어둠의 깊이를 다스리는 뿌리는 어떤가,
진솔한 흙의 역사를 불러모아
몸에 좋은 보드라운 토양 분을 섭취하게
나무에게 밀어 올린다.
뿌리와 나무는 동질의 영혼으로 이어져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부대끼며
소리 내 울고 있으면 뿌리도 함께 운다.
천년의 세월이 흘러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툼없이 행하는 뿌리와 나무의 차진 성장의 분자가
계절의 빛남를 위해 천상의 꽃을 선물하는 날,
과연 그 꽃의 임자를 누구로 정할 것인가.
- 박종영 님
산속의 나무는 언제 누가 거름을 주지도 병해충 방제약을 뿌리지도 않았는데
몇십년을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모두가 자연의 힘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