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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숨 쉬고 싶은 소원에
아들아 나는 말이다
내가 죽었을 때 땅에 묻히는 것 싫다
갑갑해서 싫다 숨 막혀서 싫다
불에 태우는 것도 싫다
뜨거워서 싫다 무조건 싫다
수장시키는 것도 싫다
퉁퉁 불어 터지고 한기 들어 싫다
나무 우거진 숲속 수목장도 싫다
지렁이가 싫다 뱀이 싫다
아, 어머니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 손한옥, 시 '죽어서도 숨 쉬고 싶은 소원에 대하여'
노모와 아들이 이렇게라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들의 이름은 물론, 아들이라는 것도 모두 잊은 치매 노모는
측은과 연민만 남습니다.
사랑이란, 말할 수 있을 때 서로 마음을 나누고
한 문장이라도 자신을 표현하는 길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