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81
추천 수 : 2
등록일 : 2018.12.09 17:57:52
글 수 21,856
URL 링크 :

안경을 벗기다


안경을 벗기다.JPG



이별이 병실 시트처럼 창백하다

태막을 찢고 힘겹게 일어선 송아지가 비칠, 주저앉듯
가까스로 새벽 공기를 두드리던
심장의 북채가 스르륵 떨어졌다

눅눅한 어둠의 냄새를 쫓아내기 위해 더 큰 신음을 뱉던
구겨진 약봉지, 수염이 웃자란 그는
역을 놓쳐 종착에 홀로 남겨진 여행객
고장 난 생의 주파수는 불안으로 지지직거렸다

먼 곳으로부터 끌고 왔던
지문 닳은 외로움을 매만지는 능숙한 손이
봄날의 하품만큼이나 짧은 여행을 염한다

반복되는 일정을 기록한
오래된 종이 한 장이라는 듯
찡그림과 기침과 호흡을 읽던 시력 한 벌 벗긴다

두 개의 렌즈가 빙 둘러선 슬픔을 담담히 읽는다

가물가물 훑던 표정들이 또렷하게 다가오지만
접경부터 차츰 사라지는 인연의 내력은
만조에 잠긴 갯벌처럼 저만치 멀다


- 최연수, 시 '안경을 벗기다'


아픈 가족이 있다는 것,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늘 긴장 속에 있게 마련입니다.
위로의 말도 사치로 들리기도 합니다.
얼마 전 친구의 어머니가 가족들이 불러주는 노래 속에서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고
친구는 말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힘든 순간들을 지나 평정을 되찾았을 거라는 생각에
잠시 숙연해졌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회탈리카

2018.12.09
18:28:35
profile

요즘 눈나뻐지는 아이들이 많죠

풀린신발끈

2018.12.09
22:43:12

이별(임종)을 앞둔 이의 시선에서 본 가족과 지인의 마지막 모습을

담담하지만 잔바람에도 몸부림하는 솜털 같은 이의 모습을

시인의 감성으로 엄숙하게 묘사한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576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207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474
12704 컴퓨터 수리기사랑 싸운이유.JPG [13] file Op 2018-12-09 244
12703 일반 징검다리 [2] file 해마천사 2018-12-09 52
12702 일반 항상 거기에 있다 [2] file 해마천사 2018-12-09 51
» 일반 안경을 벗기다 [2] file 해마천사 2018-12-09 81
12700 일반 희망 만들기 [1] file 해마천사 2018-12-09 29
12699 일반 은목서 [1] file 해마천사 2018-12-09 52
12698 일반 오매를 아끼는 마음에서 옆동네에 한심이를 까는글을 스샷으로 [1] file 시벨리우스 2018-12-09 151
12697 일반 쉬어가기 퀴즈 [11] file 달림이 2018-12-09 122
12696 불편 자 오매가 그동안 어찌 돌아가는지 알려드리지요 [5] Op 2018-12-09 210
12695 불편 제가 키다리님에 대한 글하나만 작성합니다 [2] Op 2018-12-09 174
12694 고충 더욱더 좋은 오매가 되길 바라며 [1] 데스윙 2018-12-08 97
12693 일반 안녕하세요 [1] 큰주머니 2018-12-08 40
12692 정보 gamesessions에서 SniperElite3를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1] kungms 2018-12-08 81
12691 일반 안녕하세요 [1] 별이 2018-12-08 37
12690 일반 인사드립니다. [1] 닉이요다 2018-12-08 62
12689 일반 방금 찍었습니다.^^ [9] file 타임머신 2018-12-08 147
12688 정보 윈포에 선달킹이란 섀X 요 [8] file 시벨리우스 2018-12-08 283
12687 일반 초미세먼지가 추워서 없는건가요? [2] file 허접 2018-12-08 69
12686 정보 나눔 이벤트에 대한 고찰 [3] 데스윙 2018-12-08 93
12685 불편 갑지가 로그인이 안되네요... [5] 침질질질 2018-12-08 81
12684 일반 우와 오늘 이불밖은 추워요.... [2] stop 2018-12-08 58
12683 일반 영화 Queen - Bohemian Rhapsody [2] file Op 2018-12-08 89
12682 일반 안녕하세요. 분위기 파악 중입니다. [5] 전자기타 2018-12-08 83
12681 일반 드라마 속 대사가 오늘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 [1] Op 2018-12-08 53
12680 일반 오늘 동래역 모임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것 같아요 Op 2018-12-08 85
12679 일반 오늘이 대설이라는 날이래요 [4] 따스한커피 2018-12-07 48
12678 일반 안녕하세요!! [3] qwmkfqkopm 2018-12-07 55
12677 고마움 내일 저녁 8시 동래역에서 한잔 하실분 오세요 [9] Op 2018-12-07 152
12676 일반 [알림] Win10 x64 17763.168 5in1 for TWAK(DUAL) 배포 [13] 데스윙 2018-12-07 175
12675 정보 mickey님을 찾습니다. [7] 현자승 2018-12-07 115
12674 고충 날이 오늘 부터 많이 추워 질것 같아요 [5] file Op 2018-12-07 56
12673 일반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2] file 응딱 2018-12-07 60
12672 일반 본격추위시작...... [5] stop 2018-12-06 87
12671 일반 긍정적인 생각 [3] file 응딱 2018-12-06 68
12670 불편 여기 윈포 회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말씀 드립니다 [11] Op 2018-12-05 347
12669 고충 12월 이후 후원이 끊어졌습니다 Op 2018-12-05 241
12668 일반 택배가 왔다고 하길래... [2] 풍요의시기 2018-12-05 158
12667 일반 드뎌 멀리서 날라왔습니다. 가까이서 온 것도 있네요.. [2] 풍요의시기 2018-12-05 120
12666 일반 당신이 있어 참 좋다 [3] file 응딱 2018-12-05 65
12665 일반 sound 카드 구매 [6] file 발포백수 2018-12-04 88
12664 일반 고맙고 감사하여 [5] dukhyun 2018-12-04 70
12663 일반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5] 시벨리우스 2018-12-04 53
12662 일반 콜로니의 확장 [4] 강글레리 2018-12-04 65
12661 일반 녹둔도를 아십니까? [2] file 응딱 2018-12-04 94
12660 일반 키다리 [5] Op 2018-12-03 204
12659 일반 고양이 주차요원 [3] file Op 2018-12-03 120
12658 일반 식민지를 개척하라! [4] 강글레리 2018-12-03 83
12657 정보 유튜브 정보 공유 [9] 순순 2018-12-03 141
12656 일반 라이브 에이드 아직... [4] 허접 2018-12-03 76
12655 일반 저는 오늘 부터 다시 복귀 합니다 [3] Op 2018-12-03 116
12654 일반 홈플러스 후쿠시마산 제품 [5] file 강글레리 2018-12-03 179
12653 일반 어쨌든 세관통과 중이네요. [8] 풍요의시기 2018-12-03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