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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사랑
조회 수 : 366
추천 수 : 4
등록일 : 2016.07.30 12:19:47
글 수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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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가져다준 선물 

 원우네 세 식구는 방 하나에 작은 부엌이 딸린 열 평 남짓한

집에 살고 있었다. 수돗물마저 이웃집에서 길어 와야 하는 형

편이고 보니 살림살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옹색하기 이를 데 없

었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그날도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생선뼈만 

가득한 매운탕이 저녁상에 올라왔다. 수저를 들던 원우가 불쑥 

볼멘소리를 했다. 

“이게 뭐야! 먹을 건 하나도 없고 생선 대가리에 뼈다

귀뿐이잖아.”

 갑자기 웬 반찬투정인지 모르겠다는 듯 엄마가 멍한 표

정으로 원우를 바라보았다. 옆에 있던 아버지 역시 전에 없던 

아들의 행동에 어리둥절한 모양이었다. 원우는 들고 있던 수저

를 팽개치듯 놓고는 휑하니 방을 나가 버렸다. 

 "저, 저 녀석이...."

 민망했던지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던 어머니가 양미간을 찌

푸렸다. 아버지 역시 마뜩찮은 표정이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원우가 막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였다. 평소 여간해서 서두르는 법이 없던 아버지가 꽤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우야"," 너 얼른 시장에 가서 엄마 좀 찾아와야겠다. 

엄마가 빨리 와야 할 일이 생겨서 말이다."

원우는 꽤 급한 일이다 싶어  두말하지 않고 시장으로 달려갔다. 

원작 작은 시장이라 어머니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엄마는 시장 입구 조그마한 횟집 앞에 서 있었다. 그 곳은 평

소 엄마와 친분이 있던 평택 아줌마가 운영하는 횟집이었다. 

원우가 다가서려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평택 아주머니가

 문 밖으로 나왔다. 

"미안해서 어쩌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까 손님들이

 다들 매운탕을 찾으시네. 그래 봐야 생선 뼈다귀지만 그나마

오늘은 얼마 안 돼네.” 

"아니에요 무슨 말씀이세요. 염치없이 매일 얻어만 가는

데..."

평택 아주머니가 까만 비닐봉지 하나를 건네주자 어머니는 

고맙다는 듯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순간 원우는 도망치듯 시장 입구를 빠져나왔다. 그러곤 마구 달

리기 시작했다. 원우가 숨이 턱에 닿을 때까지 뛰어간 곳은 공

장 폐수가 흐르는 개천가 였다. 원우는 이마에서 흘러내리

는 땀을 닦을 생각도 않고 개천가 돌계단에 털썩 주저앉았다. 

 원우는 그제서야 그동안 먹었던 생선 매운탕에 살이 없었던 

이유를 알았다. 어머니는 평택 아주머니가 회를 뜨고 남은 생

선 대가리나 잔뼈 등을 얻어와 매운탕을 끓였던 것이다. 원우

는 하나 밖에 없는 자식에게 제대로 된 생선 한 마리도 먹일 수 없

었던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생각하니 콧마루가 시

큰해지며 자꾸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늦은 저녁 , 원우가 집에 들어서자 아버지가 잔뜩 화가 난 얼

굴로 말했다.

" 너 이 녀석, 찾아오란 엄만 안 찾아오고 어딜 쏘다니다 이

제 오는 거야?"

원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

었다.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어머니가 슬퍼할 것 같아서.

였다. 원우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이었다. 평소 같으면 이미 곯아떨어져 있을 아버지

가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ㄷ. 그때 어머니의 처

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너무 걱정 말아요. 세를 올릴 거라는 건 진작부터 알

고 있었잖아요."

아버지는 깊은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원우는 그

런 아버지가 안쓰러웠다. 매일 새벽, 수염도 깍지 않은 덥수룩

 

한 얼굴로 힘겹게 물을 길어 나르는 아버지였다.



 

그렇게 숨통이 멎을 것같이 답답하고 힘겨운 날들이 계속되

던  어느 날이었다. 뜻밖에도 저녁상에 불고기가  올라왔다. 초

저녁부터 술에 잔뜩 취한 아버지는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

다. 어머니는 점심 먹은 것이  체한 것 같다며 고기 한 점 입에 

넣지 않았다. 그리고 원우가 밥을 먹는 내내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 보았다. 

잠시 후 밥상을 물리고 나서 어머니는 원우를 앉쳐놓고 내

일을 이사를 해야 하니, 일찍 자라고 당부했다. 원우는 어디로

가냐고 방은 몇개냐고 묻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어두운 표정

을 보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밤이 이슥해질 무렵이었다. 동네 공동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방을 나오던 원우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어머니가 부뚜막 앞

에 쪼그려 앉아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체해서 아무것도 

못 먹겠다던 어머니가 시들한 김치 하나를 놓고 허겁지겁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순간 원우는 숨기라도 하듯이 방으로 돌아왔다. 죄스러움에

온몸이 차갑게 식으며 굳는 느낌이었다. 문 앞에 서서 잠시 고

민하던 원우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어머니가 있는 부엌으로 갔

다. 어머니는 힘이 쭉 빠진 얼굴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원우는 천천히 다가가 어머니의 젖은 두 손을 꼭 쥐며 말했다.

 "엄마, 미안해! 내가, 내가 나중에 꼭 성공할게! 그래서 엄

마 절대로 고생 안 시킬게.... "

 원우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울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머니는 원우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

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원우야, 엄마는 아무래도 괜찮아.

 

 그때 원우는 보았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마

다 않는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커다란 빛을....

 

 빛 바랜 사진 속의 어색한 표정들 위로 원우 씨의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기억조차 아련한 옛 사진을 보니 어린 시절

고단했던 삶의 기억이 또렷하게 되살아 났다. 어느새 쉰을 바라

보는 나이가 된 지금, 원우씨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 그리고 사

회적으로 인정받는 유능한 의사로 나름대로 성공한 삶은 살아

가고 있었다. 원우씨는 이따금씩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누

리고 있는 지금의 이 행복은, 어릴 적 그가 겪어야 했던 모진

가난이 가져다준 선물은 아닐까 하고.

 

 서재에서 나온 원우씨는 어머니가 계시는 방으로 갔다. 어

머니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미 팔순을 넘긴 어머니의 이마

엔 메마르고 깊은 주름이 도랑처럼 패어 있었지만, 맑고 평화

로운 모습만은 변함이 없었다ㅏ.

 

 원우씨는 젖은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했다. 조그만 단칸방 

에 어린 자식을 데리고, 맡도 끝도 없는 가난의 늪에서 허우적

거려야 했던 어머니, 걸머진 그 가난 때문에 시달리고 주눅

들었지만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깊은 슬픔을 견뎌내며 살

아온 어머니, 어린 시절 그가 지치고 힘들 때마다 커다란 나무

그루터기처럼 늘 그곳에 계셨던 어머니, 그래서 쉰이 다 된

나이에도 언제나 유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 그

곳은 바로 어머니의 품이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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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림이

2016.09.01
15:44:51
이철환 작가님의 연탄길 4 중에서...

행운의포인트

2016.09.01
15:44:51
축하드립니다. ;)
달림이님은 행운의포인트에 당첨되어 5포인트 지급되었습니다.

영원한

2016.09.01
15:44:51
좋은 글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고감맨

2016.09.01
15:44:51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프리네

2016.09.01
15:44:51
좋은글 감사합니다.

agong

2016.09.01
15:44:51
잘 봤습니다. 감사 합니다.

강글레리

2016.09.01
15:44:51
profile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아버지

2016.09.01
15:44:51
감동적인 글입니다...!!!

안주노야

2016.09.01
15:44:51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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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작성 포인트를 또 안주니 잘 안적으시네요 ㅎㅎ 그래서 자게만 올려 봅니다 화원님들 정리 대상에서 나오실려고 활동 하는데 힘빠지죠 그래서 올려 드립니다 오늘 부터 이시간 이후로 자게만 댓글 작성 하시면 20포인트 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행복한 주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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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대로라면...5천점이 넘지만... 대박의 꿈 실패로...(달팽이들...ㅋㅋ) 그래도 5천점 달성!!! 뿌듯 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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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태어난지40일 정도 되었습니다 초보아뻐엄마라서 젖꼭지 구멍 사이즈도 몰라서 아기 사래들리고 청색증와서 엄청 놀랬습니다 이제는 원인을찾아서 문제없이 잘자고 잘먹고 잘싸고있습니다. 기저귀 갈때마다 오줌을 갈겨서 손으로 막기 바쁩니다.. 어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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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고 장애인의날 5행시 금상작품 ​내용은 이렇다. ‘장’ 차 나비가 될 ‘애’ 벌레는 ‘인’ 간들이 무관심한 사이에도 ‘의’ 지를 가지고 ‘날’ 아가는 꿈을 꾼다 이 시는 홍동중학교 3학년 이재하(16)군이 장애인의 날 학교에 출품한 작품이다.  
159 사랑 나눔이 있어 좋은 친구 [7] 조선광해 106   2016-09-02 2016-09-03 08:45
나눔이 있어 좋은 친구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충고해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이해해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잘못이 있으면 덮어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로 미워하면서도 생각해줄 수 있는 것이 친구입니다 서...  
158 사랑 역대급한일전역전영상 [7] SMILE 984   2016-01-29 2016-07-17 10:33
30일 오후 11시30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한국vs 일본 결승전이 있습니다.. 기를 모아 응원합시다.~~ 한국 퐈이팅~~  
157 사랑 참신한 프로포즈 [5] 아비라 1076   2016-03-03 2016-03-04 08:43
훈훈합니다.  
156 사랑 너구리 가족.GIF [7] 광주촌놈 392   2016-06-21 2016-06-22 16:05
 
» 사랑 가난이 가져다준 선물 [9] 달림이 366 4 2016-07-30 2016-09-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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