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565
추천 수 : 0
등록일 : 2017.12.07 07:15:00
글 수 14,219
URL 링크 :

행복 목요일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저녁에 내린 눈으로

길이 많이 미끄럽네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다니시고

웃는 일 많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삶의 끝자락에서

삶.jpg



2017 8월 초, 한동안 선선하더니 다시 더운 날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환자 침대를 끌고 보호자와 함께 산책하러 나갑니다.
침대를 끌고 온 내 등에는 땀이 흥건하고 더운 바람에
땀을 식히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때 들려오는 환자의 한 마디.
"
우와, 시원하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자연 바람이 너무 좋았나 봅니다.
남들은 시원하게 나오는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만
한 달 가까이 병실에 있는 환자에게 병원의 에어컨 바람은
차갑게 느껴지고 심지어는 춥다고 합니다.

병실에서 수면 양말까지 신고 오신 환자는
햇볕을 쬐기 위해 양말을 벗고 이불까지 걷어
온몸으로 햇볕을 느껴봅니다.

보호자와 저는 너무 뜨거운 햇볕에
눈을 뜨고 있기조차 힘들어 그늘 밑에 앉아
말없이 환자를 바라봅니다.

환자의 행복한 모습에 산책 오길 잘했다 생각하지만,
옆에 앉아 있는 보호자는 간호사의 바쁜 시간을 뺏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안절부절못합니다.

하지만 올해 봄부터 밖에 나가지 못하고 병실에만 누워있던
환자분을 생각하면서 산책을 나왔습니다.

갑자기 햇볕을 쬐던 환자가 우릴 부릅니다.
"
잠시만 도와주세요.
침대를 천천히 360도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지금이 하늘나라 가기 전에 마지막 산책이 될 것 같아서...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고 기억하고 싶네요."

너무 힘들고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아는데
환자의 한마디에 보호자와 저는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침대를 천천히 돌리고 있습니다.
천천히 환자가 주위를 둘러볼 수 있도록...

그리고 그렇게 2번의 산책을 더한 환자분은
사랑하는 아들과 딸, 배우자에 둘러싸여
행복한 표정으로 임종하셨습니다.

저는 날씨가 좋은 날에 침대에서만 생활하시는
환자를 모시고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하는 산책이 저에게는 소소한 일상이지만
그분들에게는 따뜻한 날이 되고 행복한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국제성모병원 김정영 -

====================================================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서 자라나고 죽음에 이르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죽음은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모르기에 늘 두렵고 피하고 싶은 길입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삶의 마지막을 잘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으로 생의 끝자락이지만
또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들...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행복하고 놓칠 수 없는 시간들...

삶의 끝자락에서 고통받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출처:따뜻한 하루

이전글 다음글

프리네

2017.12.08
03:38:36

좋은글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400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028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307
공지 불편 오매에서 주관적인 댓글 작성하지 마세요 [56] file Op 2019-04-10 3245
4859 일반 어느 크리스마스 에디션 배경만 [1] file 달림이 2017-12-08 68
4858 일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3] file 응딱 2017-12-08 101
» 일반 삶의 끝자락에서 [1] file 응딱 2017-12-07 565
4856 일반 윈도우10 골치 아픈 점 [7] 로임 2017-12-06 724
4855 일반 2018년도 달력입니다~~ [9] file 발자욱 2017-12-06 777
4854 일반 혈색소 수치 과다와 낮음 알아보기 [1] 달림이 2017-12-06 442
4853 일반 간밤에 눈도 오고 미끄럽네요. [4] 묵향 2017-12-06 54
4852 일반 한동안 바쁨으로 오지 못했습니다..... [2] 구피 2017-12-06 55
4851 일반 평창 동계올림픽 [3] 강글레리 2017-12-06 546
4850 일반 50년을 참아온 눈물 [6] file 응딱 2017-12-06 434
4849 일반 머리 쥐 나네요. [4] 로임 2017-12-05 513
4848 일반 많이 추워요~ [2] 유비즈 2017-12-05 441
4847 일반 불량식품 file 강글레리 2017-12-04 505
4846 일반 인생 성공의 비결 [6] file 응딱 2017-12-04 523
4845 일반 7색 칼라 푸드 [1] 달림이 2017-12-03 538
4844 일반 가입인사드립니다. [6] 스스 2017-12-03 463
4843 일반 비트코인 [9] 로임 2017-12-03 480
4842 일반 큐엔에이 게시판 쓸라했더니 저렙이라 안 되네요 ㅎ [2] 다날 2017-12-03 57
4841 일반 러시아 월드컵 조편성 [2] file 강글레리 2017-12-02 482
4840 일반 가입인사 드려요... [8] 미카엘65 2017-12-01 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