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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일반
조회 수 : 358
추천 수 : 0
등록일 : 2017.11.03 11:01:24
글 수 1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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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캔디

하품을 뱉는 한낮에 누가 설탕을 뿌려놓았을까

누운 그림자가 정오를 따라 가지런해지면
노란 포도알이 가물가물 닫힌다
수염에 찔린 비린 햇살이 나비모양으로 흩어진다

네 다리를 늘어뜨린 나른한 호흡을
쪽쪽 빨아먹는 바닥
볕은 셀로판지처럼 바스락거리고
지붕에서 옥상으로 건너뛰던 아슬한 착지와
골목을 뒤지던 배고픔이 따스한 손에 다 녹는다

오물오물 고양이를 아껴먹은
고요한 하품이 주름진 입 속으로 뛰어든다

떠도는 울음을 불러 갈치 한 토막을 굽는 동안
발톱은 안으로 휘어졌다
매끄러운 소리를 무릎담요로 덮고 앉은
기류가 말랑하고 끈적끈적해진다

쓰다듬을수록 동그래지는,
침침한 눈과 귀로 녹여먹는 뒷맛이 달달하다

- 시, '고양이캔디'


고양이가 캔디는 될 수 없지요.
그러나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달달합니다.
어느 음식점 마당, 햇살을 덮고 누운 고양이.
나른한 호흡을 늘어뜨린 모습이 사탕이 녹는 듯 끈적합니다.
나비수염과 꼬리가 가끔 주변을 경계하지만,
누군가를 믿고 낮잠을 잘 수 있다는 건 평온한 한나절이라는 뜻일 겁니다.
가을볕이 좋은 하루에 잠시 쉬어가시길 바라며 씁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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