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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MaaS)으로 변하고 있다. 빠르면 2025년이면 자동차 산업 중심이 제조업에서 플랫폼 기반 맞춤형 이동서비스로 옮겨질 전망이다. 최근 상장한 미국의 차량공유 스타트업 우버의 시가총액은 697억달러(약 83조원)이다. 이는 국내 완성차 1위 업체인 현대차의 시가총액의 27조원의 3배 규모에 달한다.
23일 서울시 주최로 서울 양재R&CD혁신허브에서 ‘제4회 AI혁신포럼 - 아이포닷 드라이브’가 열렸다. 이날 손주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은 ‘자율주행차 실용화를 위한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손주찬 책임은 “정부 자문활동을 하던 중 청와대 회의에서 고위공무원이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에 관해 묻더라”라며 “규제부터 풀고 얘기하자고 답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거미줄처럼 얽힌 규제를 풀기 위해선 국토부, 산업부, 과기부, 행안부 등 유관부처의 ‘규제개선 통합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주찬 책임은 국내에서 주목할만한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으로 카메라 기반의 상황 판단·제어 기술을 지닌 ‘팬텀 AI’와 실제 도로 6만km 무사고 자율주행에 성공한 ‘토르 드라이브’를 꼽았다.
손 책임은 “사실 두 기업의 대표는 한국인이지만 규제를 피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해 한국 기업이라고 하기는 애매하다”며 “국내에선 자율주행 사업 전개를 위한 규제장벽 해소에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데다 협업이나 경쟁할 기업이 넘치는 실리콘밸리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규제로 인한 실증데이터 부족과 데이터 공유 문화 부재 또한 모빌리티 해외 유출의 주 원인 중 하나다. 손 책임은 “실증주행 대부분은 정부부처, 지자체의 자율주행 관련 행사 및 등에서의 일회성 보여주기 시연에 그친다”며 “기술개발을 위해선 자생적이고 다변화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규제장벽으로 위축돼 있는 투자 규모 또한 활성화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손 책임은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투자는 대부분 자동차 업계의 100억 미만의 시리즈A 투자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STRAD VISION)은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기술을 보유해 현대모비스, LG전자 등으로부터 165억원의 비교적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그렇지만 해외에서 활동했다면 5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기존 업계와 갈등하는 것에 대해선 “타다의 경우 택시기사의 생계 문제와 개인택시면허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며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은 궁극적으로 여객택시운수사업이 발목을 잡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3~4년 이내에 규제개선과 여객택시운수사업법 혁신이 이뤄지고 신사업 육성의 전환점이 되지 않으면, 국내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미국의 구글은 자율주행 프로젝트 선두에 서 있다. 구글 웨이모는 이미 지난해에 고도 자동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은행(IB) UBS는 2030년이면 웨이모 2600만대가 도로를 달리며, 세계 자율주행 택시 시장의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규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기술 발전을 더디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