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운영체제(OS)인 윈도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사상 처음으로 핵심 제품에 리눅스 OS 지원 기능을 넣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 거스리 MS 부사장은 7일(현지시간) 오픈소스 OS인 리눅스에서도 지원되는 기업 데이터베이스(DB) 관리 소프트웨어 ‘SQL 서버’를 내놓겠다고 MS 공식 블로그에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다른 제품도 곧 리눅스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MS는 그동안 윈도 OS에 기반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는 팔지 않았다. MS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윈도 OS를 먼저 깔도록 해 윈도의 매출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최근 수년간 정보기술(IT) 생태계가 다양해지고 모바일 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리눅스 지원 소프트웨어 수요가 증가했지만 MS는 좀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스티브 발머 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소스 코드는 상업용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좀먹는 ‘암’”이라고 부르며 적대시했다. IT 리서치회사 가트너의 머브 에이드리언 애널리스트는 “(MS의 윈도에 대한 집착은) 종교적 신념과 같았다”고 했다.
2년 전 사티아 나델라 CEO(사진)가 취임하면서 MS의 폐쇄적 OS 정책은 달라졌다. 나델라는 “핵심 소프트웨어 전략을 재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애저’를 개발하면서 윈도와 리눅스를 모두 지원하도록 했다.
이번에 핵심 제품에 속하는 SQL 서버를 리눅스에 개방한 것은 이보다 훨씬 큰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S는 OS 판매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기반을 넓히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리눅스 서버는 2011년 240만대에서 2014년 360만대로 판매량이 늘었지만 윈도 서버는 이 기간 650만대에서 620만대로 감소했다.
MS는 7일부터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새 SQL 서버 개발은 내년 중반 정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