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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여름시작의 오후
뒷산이 쩌렁쩌렁 울리게
산 꿩이 훼(喙)를 친다
신방을 차리자는 장끼의 유혹인가,
까투리 곰곰이 생각하다 풍만한 가슴을
장끼에게 내민다.
그렇게 두근거리는 여름 시작의 오후는
초록 그늘에서 저것들의
야릇한 유희(遊戱)를 만끽(滿喫)하게 하고,
청보리 익을 무렵,
어느새 회색 알을 깨고 나온
현란한 장끼를 닮은 꺼병이가 줄줄이
이랑 따라 펼치는
작은 천국의 풍경들,
가는 봄이 아쉬운가
산바위 가슴에 봄의 무게를 잡아매는 더운 바람이
연초록의 산그늘을 펼치는데,
우리는 어찌해야 너희
장끼 가족의 빛나는 요정(妖情)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가.
- 박종영 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