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페스츄리처럼 수많은 겹과 결을 가진
혓바닥을 머금고 있는 그 입술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입술은 씹다가 뱉어 버리는,
누구나 키스 할 수 있어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입술 잘못 건드렸다가 죽은 사람 여럿이지만
그 입술로 먹고 사는 사람 또한 여럿이다
끊이지 않는 구설수가 국경을 넘는
수세기 혹은 세기말의 이데올로기
아무도 그 입술의 깊이를 모른다
- 김나영, 시 '입술' 부분 -
육감적인 입술은,
닫고 있을 때는 깊이를 모르다가
일단 벌어지면
쏟아지는 말에 뒷감당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어느 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하고 후벼 파기도 합니다.
또한 냉한 가슴을 녹여주기도 합니다.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워야 하지만, 화근은 벌어진 입술에서 오니
입술은 매력이면서도 두려운 신체부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