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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을 건너가기
어머니들은 사랑에 묶인 뺨이나 이마를 보고 싶어 했다.
자식들의 얼굴에 드문드문 생겨나는 첫 주름이
그네들에게 삶이 어린 시절보다 고되다고 말해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네들은 그 얼굴을 더 이상 쓰다듬을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네들은 자식을 옭아매는 것보다
풀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이란 걸 알고 있었다.
- 헤르타 뮐러, 장편소설 '마음짐승' 중에서 -
발그스레한 뺨을 어루만져주던 손.
뜨거운 이마를 짚어주던 손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 손은 늙고
어렸던 우리들도 어느새 늙어갑니다.
자식들의 어리광을 보고 싶어도,
부모에게 기대고 싶어도,
더 이상 그런 시절은 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슴에 담아둔
그 손길과 사랑을 다음세대에게 전해주면서 우리는 그렇게
한 시절을 건너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