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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흔히 전문직으로 선호도가 높은 이 직업들이 곧 사라진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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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하면서 세계적 기관들이 ‘사라질 직업’에 대한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고위험’ 직업군에는 위 같은 전문직 뿐 아니라 단순 사무직, 생산직, 운반직은 물론 예술과 디자인, 스포츠 분야 등 인간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직업군도 다수 포함됐다.
21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지능시대를 위해 시작해야 할 두 번째 고민’ 주간 보고서는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인공지능 관련 경쟁력 확보 노력 뿐 아니라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에 대해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별개로 기존 직업의 소멸, 직업 구조의 변화 등 사 회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양한 기관과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관론과 신중론, 낙관론 등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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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 완전히 대체할 것”…비관론=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 직종과 기계 직종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라는 관점이다. 당장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해도 결국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올해 열린 제 46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향후 5년동안 전 세계적으로 단순 사무 및 행정직 등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물론 선진국과 신 흥시장 등 15개국에서 컴퓨터, 수학, 건축, 엔지니어 등과 관련한 200만 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 지기는 하지만 이를 합산하면 결국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결론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2018년에는 300만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명 ‘로봇 상사 (Robo-boss)’의 감독 하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자리 개수가 줄어드는 차원이 아니라 직업 자체가 ‘멸종’한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 발표된 ‘유엔(UN) 미래보고서 2045’는 의사, 변호사, 기자, 통ㆍ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재무 설계사, 금융 컨설턴트 등 전문직을 포함한 상당수의 직업이 소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 고도의 지적 작업도 결국 모두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흔히 노동비용이 지나치게 싼 저숙련 직업은 오히려 인공지능 자동화 하기에는 비용 대비 효과가 적어 인간의 영역으로 남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앞으로 인공지능의 가격이 충분히 낮아지면 이마저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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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고유 영역은 대체 불가”…신중론= 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고도로 발달하고 비용 측면에 서 한계를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보는 관점이다. 사람과 깊게 소통하거나 또는 인간의 감성과 관련된 부분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화가, 조각가, 사진사, 작가 등 예술 분야나 초등 교사와 같은 교육 분야 등 감성에 기반하거나 소통이 필수인 직업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 역시 영리함, 협상력, 도와주는 능력, (작업시) 좁은 공간에 배치될 가능성 등에 따라 서예가와 의사, 병원 카운슬러 및 사회심리학자 등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셀파일첨부(기관별 직업 전망)엑셀파일첨부(기관별 직업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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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단지 인간의 도구”…낙관론=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더 발전하고 저렴해진다 해도 결국 인간에게 종속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알파고 등 인공지능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구글의 CEO 선다 피차이는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뺏기보다는 업무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우려와 경계가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발달된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의 역량과 생산성이 늘어나면서 직업 경계가 조정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고, 일시적 고용 불안, 해고 등의 문제는 언제든 나타났다는 것이다.
예컨대 1970년대 ATM(자동입출금기)이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은 은행 직원의 감원을 우려해지만 결과는 달랐다. 2010년 미국에는 40만개의 ATM 기기가 있지만 은행 직원은 1980년에 비해 2010년 오히려 10%가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과학철학자 마이클 폴라니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잠재성은 늘 과대평가되는 반면, 인간의 잠재성은 과소평가돼왔다”고 조언했다. 기술 발달을 과도하게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발전 속도, 인간의 직업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이에 보고서의 저자 김은정, 서기만 연구원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사회 시스템과 제도가 더 유연해질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읽고, 쓰고, 계산하거나 축적된 지식을 학습시키는 기존 교육 방식이 아니라 협상력, 정서적 공감 능력, 동기 부여 능력 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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