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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는 이상한 일들에 집착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가 최근에 집착한 것은 너무나도 끔찍해서 난 그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역사학자들이 빼먹고 기록하지 않은 참수형의 이상한 후유증. 몸통에서 분리된 머리는 그 후에도 듣고 보고 얼굴 표정을 짓고 소통할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 당신이 옳게 읽었다. 머리가 댕강 잘려나간 인간이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거다. 리키는 그가 발견한 사실에 대해 너무나 깊게 빠져들어서 그 현상에 대해 공부하고 쥐들이 머리가 잘린 후에 최대 4분까지 의식이 있었다는 쥐 실험에 대해 자주 내게 얘기해주곤 했다.
나는 이 게시판에서 리키에 대해 쓴 ‘딸 치는 놈’이라는 글을 이전에 올린 적이 있다. 그는 우리 고등학교에 새로 온 전학생이었는데 이상한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 그도 그런 것이, 리키는 피부색, 눈색, 머리색 모두 이상한 노란색이었고 심지어 옷조차 이상하게 입고 다녔던 것이다. 그가 왕따의 표적이 된 건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리키는 그들에게 앙갚음을 했다. 하지만 그의 복수는 특별한 것이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하거나 주먹을 날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가 한 복수는 으스스할 만큼 잘 맞아 떨어지는 예언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한명 한명의 죽음이나 그들이 가장 숨기고 싶어하는 비밀에 대한 예술적 걸작들이었다.
내가 지금 이순간까지 쓸 용기를 내지 못했던 건 리키가 어떻게 죽었냐에 대한 일이다. 리키의 죽음은 내 인생에서 가장 참혹하고 가장 이상하게 계몽적인4분이었다.
그 일은 내가 리키의 지붕 낮은 목장식의 집에 나타난 날에 시작됐다. 그 날이 그의 마지막 날, 또 우리가 함께하는 마지막 날이 될 줄 난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가 나를 차고로 데려가서 그 단순하지만 천재적인 홈메이드 기요틴을 보여주었을 때야 나는 리키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갈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넌 아무 일도 할 필요 없는 거야, 알겠지?” 그가 말했다. “내가 이 레버를 당기면 작동할거야.” 그는 그걸 당겼고, 대각선의 무거운 칼날이 밑에 놓인 반원의 나무판자위로 떨어졌다. 나는 등뼈 끝까지 오소소 차가운 소름이 끼쳤다. “임마, 니가 할 일은 거기 앉아서 보는 것 밖에 없다니까?”
“미친, 싫어.” 나는 가버리려고 등을 돌렸다. 내가 주방으로 가는 문턱 앞으로 갔을 때, 리키는 절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가장 중요한 그 한마디를 해서 나를 그자리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나 혼자 죽기 싫어. 나한테 남은 건 너 하나뿐이야.” 맞는 말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대학생일 때 돌아가셨고 그에겐 형제도 없었다. 그의 믿음직스런 개 러커스 마저 한달 전에 죽었다. 말인 즉슨 내가 그의 유일한 친구란 것이었다.
“넌 저기 앉아서… 그냥 여기 있어주면 돼, 나 혼자가 아니게. 그 다음에 떠나, 아무도 모를거야.” 나는 다시 걸어가서 앉았고 내 오랜 시간 고통 받은 친구를 쳐다봤다. “그 담엔 뭘 하면 되는데?”
“간단해. 한번 깜빡이면 ‘응’ 이란 뜻이고 두번 깜빡이면 ‘아니’란 뜻이야. 그리고 혹시 모르지만 내가 입을 열면 존나 끝내준단 뜻이야. 만약에 그게 끔찍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을게, 네가 알 필욘 없으니까.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바로 그 날 내 친구를 잃게 된다는 생각은 나를 압도했다. 내 몸은 전에 느껴본 적 없는 큰 슬픔으로 떨리고 있었다. 내가 리키를 올려다 봤을 때 그는 미소 짓고 있었다. 그는 행복했다.
“나한테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계속 말을 걸고 아무거나 물어봐. 이건 흔치 않은 기회라구, 난 꼭 알아야만 해. 내가 읽은 실험들에서는 모두 머리가 잘리고 나선 길어봤자 4분밖에 유지하지 못한댔어. 그러니까 나한테 물어봐, 아픈지, 흰 빛이나 무슨 천사나 그딴게 보이는지, 삶과 우주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됐는지 물어보라고.”
“시발, 리키, 머리가 잘린다고? 야 임마, 이건 미친 짓이야.” 리키는 아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날 다시 올려다 보았을 때 그의 그 괴상한 노란색 눈엔 눈물이 가득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내 친구를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모든 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고통이 시작되기 전에 이걸 하고 싶어. 이 좆 같은 병 말이야, 어디서 읽었는데 죽을 때 고통스럽댔어. 난 내 방식으로 이걸 이기고 싶어. 죽음의 신을 속이는 방식으로 말야.”
우리는 이 이상한 차고 안에서 리키가 죽기 전 얼마 동안 앉아있었다. 그는 모든 준비를 끝 마친 후였고, 그의 머리가 러커스의 낡은 강아지 방석 위로 떨어질 것까지 계획을 끝 마친 상태였다. 강아지 러커스는 나를 빼면 그의 유일한 친구였다.
리키는 침대에 옆으로 눕는 것처럼 기요틴 위에 머리를 옆으로 누일 거였다. 나는 그의 맞은편 바닥에 앉아서 그와 소통 할 것이었다.
“있잖아, 내 삶은 니가 있어서 훨씬 나아졌어. 너한테 한번도 말은 안 했지만. 난 감정표현 같은 것도 잘 못하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고등학교 다니면서 널 만나서 내가 당한 그 좆 같은 일들을 그나마 견딜 수 있었어.”
내 눈은 눈물로 너무나 가득 찼고 나는 허물어지기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에 난 그 말에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내가 리키를 사랑했고 그에게 한번도 그 말을 해주지 못 했다는 사실이었다.
리키가 기요틴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서 고개를 트는 걸 보는 기분은 비현실적이었다. 그는 그 홈메이드 기계의 나무판자 위에 머리를 살짝 올려놨다. 그리곤 내가 눈 깜빡 할 새도 없이 그 대각선의 칼날은 쉭 하고 내려왔고 리키는 마지막 한 마디를 했다. “고마-“
하지만 리키의 호흡은 끊겼고 그는 마지막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이상하기 그지없는 일초의 시간 동안, 내 친구의 머리는 러커스의 침대 위에 올라갔고 그의 뜬 눈은 내 눈을 바라봤다. 죽은 눈이 아니었다. 내 갈색 눈이 그의 생기 있는 노란색 눈에 비쳤다.
난 그의 목으로부터 눈을 피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의 목의 피 흐르는 붉은 단면과 중앙에 있는 잘린 척추뼈의 흰색을 볼 수 있었다. 손이 저절로 떨렸지만 난 억지로 리키의 눈을 쳐다보았다.
“리키, 내 말 들려?” 빠르게 한번 깜빡, ‘응’이라는 뜻이었다. 세상에, 이게 현실일 리 없어
“아파? 그니까, 고통이 있어?” 내가 내뱉었다. 리키는 ‘아니’란 뜻으로 두 번 깜빡였다.
“내가 보여?” 빠르게 한번 깜빡.
“천사나, 뭐 그런게 보여?” 두번 깜빡.
“느낌이 이상해?” 다시 아니란 의미의 두번 깜빡. 그는 잠깐 멈추었고 다행스럽게도 그가 이를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광대가 찡그리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나는 그가 뭘 보거나 느끼고 있든, 그것이 끝내주는 것이란 걸, 두렵지 않은 것이란 걸 알았다.
갑자기 할 질문이 떨어졌지만 우린 계속해서 소통했다. 리키가 내 눈을 바라봤고 그건 위안을 주며 안전하게 느껴졌다. 그게 이해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리곤 리키의 눈이 감겼고 나는 그게 끝일까 봐, 그가 영원히 사라졌을 까봐 겁이 났다. 뭔가 생각해 내야 했고 나는 무작정 내뱉었다. “리키, 이제 뭘 좀 알겠어? 그니까 우주나 인생의 비밀이나 뭐 그런걸 알겠어?”
그의 눈은 이번엔 더 천천히 떠졌다. 그리곤 그는 한번 깜빡였고 나는 그가 말을 하려는 듯이 입을 열었다고 확신한다. 그가 허파 없이는 말을 할 수 없단 사실에 난 안달했다. 그래서 난 재빨리 그다음 질문을 했다. “그거 나빠? 죽는 건 나쁜 거야?”
다시금 그의 눈이 매우 느리게 열렸고 그는 아니란 뜻으로 두번 깜빡였다.
“다른 이들, 니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있니? 좋은 사람들이야?”
그는 그렇단 뜻으로 한번 깜빡였지만, 난 그들이 누구냐는 것을 물을 방법이 없었다. 그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았다면 말이다.
나는 더 이상 할 질문이 없었다. 왜냐면 모든 중요한 질문을 이미 다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곤 리키와 나는 눈을 마주쳤고 우리 주위의 시간은 마치 멈춘 듯 했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눈이 커졌고 그는 내 눈 너머 어딘가를 보고 미소 지었다.무언가 거기 있었다. 그가 보는 것을 난 볼 수 없었지만 그게 뭐든, 좋은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때 리키는 계획에 없던 일을 했다. 그는 빠르게 네 번 깜빡이고는 영원히 떠나버렸다. 그렇게 리키는 죽었다.
“리키? 네 번? 시발 네 번 깜빡이는 게 무슨 의민데?! 리키!” 나는 분명히 네 번 깜빡이는 걸 셌지만 좆같게도 그는 네 번이 무슨 뜻인지 말해주지 않았다.난 혼란스러웠고 충격 받았지만, 무엇보다 친구를 잃은 아픔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거기 앉아서 그를 오랫동안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가려고 일어섰을 때 집안은 어두웠기 때문이다. 내가 부엌의 불을 켰을 때 나는 카운터에 놓여있는 서류철을 봤고 그 위엔 내 이름이 쓰여있었다.
서류철 안에는 리키의 유언장과 유서가 들어있었다. ‘너와의 우정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한번도 말해주지 못해서 너무나 아쉽다. 나 같은 괴짜랑 친구가 돼줘서 고마워. 사랑해. 네 번 깜빡인 건 그 뜻이었어. 사랑해.’
리키는 내게 모든 것을 남기고 갔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과 현금 사천달러였다. 그의 화장 비용을 내고 난 뒤 나는 그 돈의 반을 학대당하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한 쉼터에 보냈고 나머지 반은 러커스를 기리는 의미에서 지역 동물 보호소에 보냈다. 그건 슬픔으로 가득 찬 생애를 보낸 남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리고 리키는 분명 좋아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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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