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5일 온타리오주 워터루의 페리미터연구소에서 물리학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워터루=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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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5일 온타리오주 워터루의 페리미터연구소에서 물리학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워터루=AP 연합뉴스
“보통의 컴퓨터는 0 또는 1의 비트로 작동합니다. 꺼지고 켜지고. 그러나 양자 상태는 훨씬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물질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양자를 둘러싼 비결정성이 더 작은 컴퓨터에 더욱 많을 정보를 담을 수 있게끔 해주는 겁니다. 그게 바로 양자 컴퓨팅이 놀라운 이유고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공학자의 발언이 아니다. 정치인이 그것도 기자의 짓궂은 즉석 질문에 준비되지 않은 채 내놓은 것이다. 주인공은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 젊고, 잘생기고, 만능스포츠맨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트뤼도 총리에게 이제 박식하다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저명한 이론물리학 연구소인 페리미터 연구소를 방문해 이 연구소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원래 양자 컴퓨팅에 대해 질문하려 했는데…”라고 비꼰 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관한 캐나다 정부의 대책을 질문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매우 간단히 말해 보통 컴퓨터는…”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좌중은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정색을 하고 “아뇨, 나를 방해하지 말아달라”라며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줄줄 설명해 질문한 기자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끝으로 “이 부분을 더 얘기하자면 하루 종일 걸릴 거다, 틀림없다”라고 재치 있게 마무리하자, 연구실을 가득 채운 물리학 전공자들과 학생들, 과학 전문기자들까지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 박수를 쳤다.
어떤 트위터 이용자는 “난 이제 공식적인 트뤼도 팬”이라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트뤼도가 정말 보스처럼 답했다”고 찬탄했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도 “환상적이다. 컴퓨터만 아는 괴짜들도 놀라게 만든 강의”라고 칭찬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트뤼도가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가 될 당시 정적들로부터 “헤어스타일이 좋아 사진만 잘 받지 지적 능력은 별로인 준비 안된 친구”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학에서 문학과 교육학을 전공했고 밴쿠버 소재 중등학교에서 수학과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