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캔디
하품을 뱉는 한낮에 누가 설탕을 뿌려놓았을까
누운 그림자가 정오를 따라 가지런해지면 노란 포도알이 가물가물 닫힌다 수염에 찔린 비린 햇살이 나비모양으로 흩어진다
네 다리를 늘어뜨린 나른한 호흡을 쪽쪽 빨아먹는 바닥 볕은 셀로판지처럼 바스락거리고 지붕에서 옥상으로 건너뛰던 아슬한 착지와 골목을 뒤지던 배고픔이 따스한 손에 다 녹는다
오물오물 고양이를 아껴먹은 고요한 하품이 주름진 입 속으로 뛰어든다
떠도는 울음을 불러 갈치 한 토막을 굽는 동안 발톱은 안으로 휘어졌다 매끄러운 소리를 무릎담요로 덮고 앉은 기류가 말랑하고 끈적끈적해진다
쓰다듬을수록 동그래지는, 침침한 눈과 귀로 녹여먹는 뒷맛이 달달하다
- 시, '고양이캔디'
고양이가 캔디는 될 수 없지요. 그러나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달달합니다. 어느 음식점 마당, 햇살을 덮고 누운 고양이. 나른한 호흡을 늘어뜨린 모습이 사탕이 녹는 듯 끈적합니다. 나비수염과 꼬리가 가끔 주변을 경계하지만, 누군가를 믿고 낮잠을 잘 수 있다는 건 평온한 한나절이라는 뜻일 겁니다. 가을볕이 좋은 하루에 잠시 쉬어가시길 바라며 씁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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