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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41)씨가 15일 새벽 구속수감 됐다. 고씨는 한때 최씨 소유의 더블루케이 이사로 활동하며 최씨의 최측근으로 분류됐지만, 국정농단 폭로로 최씨와 완전히 갈라서며 반대편에 섰다.

그는 내부제보자로 정치권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각종 개인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최씨의 감방 동기로 전락했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고씨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였다. 그는 선수생활을 접은 뒤 패션업계에서 일하다가 최씨와 알게 돼 친분을 쌓았다. 고씨는 최씨와 사업을 같이 하면서 더욱 밀접해져 최씨의 최측근으로 자리 잡았으며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심까지 받았지만, 고씨는 불륜설이 제기될 때마다 “역겹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최씨가 고씨를 인격적으로 무시하면서 두 사람은 결별했고, 더 나아가 국정농단 폭로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고씨는 최씨가 운영한 서울 강남 의상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뒤 최씨 모습이 나오는 영상과 최씨에게 건네 받았던 각종 청와대 비밀문건을 언론에 제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이 최씨의 취미라는 사실도 고씨 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가 모욕적인 말로 직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씨의 폭로가 이어지자 최씨도 가만있지 않았다. 최씨는 고씨와 고씨 지인들이 이권을 챙기려고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사적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며, 각종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했다. 그럼에도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의 몸통으로 부각되던 상황에서, 최씨 주장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고씨는 위기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고씨를 겨냥한 각종 고소고발이 쏟아지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결국 고씨의 개인비리는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고씨는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인천세관장 인사에 개입한 대가로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 인터넷 사설경마업체에 2억원을 투자하고 8,000만원대 주식 투자 사기 혐의도 영장에 적시됐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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