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추천
조회 수 : 89
추천 수 : 0
등록일 : 2019.09.27 16:11:26
글 수 21,857
URL 링크 :

꽁다리 김밥

꽁다리 김밥.JPG

 

 

얘! 뒤통수에 닿은 음성에 흘끔 돌아본 그 얼굴에 우리 집에서 놀다 갈래?
생각보다 먼저 튀어나간 내 말이 들러붙었습니다.
아이는 노란 단무지마냥 밝아졌습니다
차려놓은 김밥으로 네 개의 눈이 모여들고
가지런한 것들을 나눠 먹으며
그 애 얼굴이 오목조목 모여 앉은 김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네주고 건네받은 한입 크기의 동글동글한 하루를 따라
옆구리 터진 웃음이 문밖으로 새어나갔습니다.

어둑함이 뉘엿뉘엿 찾아드는
우엉 줄기 같은 막다른 길을 돌아나간 먼 시절의 그 아이가 아직
저만치서 손을 흔들며 말합니다.
나는 꽁다리가 맛있어
소등한 골목이 한 줄 김밥 같습니다.

사실, 김밥은 제가 말 때가 많았습니다.
맞벌이하는 엄마에게 김밥을 싸달라는 건 사치였습니다.
내가 소풍 가는 날은 맨밥에 계란후라이 하나 덮어가는 경우였고,
동생들 소풍 가는 날은 일찍부터 서툰 솜씨로 김밥을 말아 싸주었습니다.
그때 먹은 꽁다리 김밥은 두고두고 생각해도 맛있습니다.
이제는 어디서든 사서 먹을 수 있는 김밥.
맑은 가을날, 김밥 싸서 어디든 소풍 가고 싶어집니다.


- 최연수 시인

 

 

이전글 다음글

프펌

2019.09.27
16:30:59

좋은글귀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happyhappy

2019.09.27
20:10:56

김밥 꽁다리... 정겨운 단어입니다.

비가오면

2019.09.27
21:31:31

맛있는 부분만 모아서 꽃을 만들었군요.

불탄김치

2019.09.27
22:18:00

와~~ 꽁다리가 젤 맛있는데 

니키

2019.09.28
09:48:45

꽁다리 제일 좋아 하는 부분인데

맛있겠네요

 

오경박사

2019.09.29
13:23:13

오~~~~~굿입니다.

강글레리

2019.09.29
19:26:41
profile

어머니가 소풍 도시락을 싸실 때,

옆에 있다가 김밥 자투리를 먹을 때가 제일 맛있죠.

 

옛날 김밥이 좋은데 언제부터인가 모든 김밥에 우엉이 들어갔네요.

(햄, 단무지, 계란말이, 시금치(또는 오이), 당근)의 김밥이 그립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586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217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475
20661 일반 서멀구리스.... [12] 곰돌킴 2019-09-30 81
20660 일반 19호 태풍 미탁 진로 변경~ [8] file 필농군 2019-09-30 86
20659 일반 하루 빠졌네요. 출석 게임 ㅎㅎㅎ [13] file 일그리고여행 2019-09-30 63
20658 일반 충남 돼지 열병 음성판정 [5] 니키 2019-09-30 60
20657 일반 9월 마지막 날에~ [3] file 필농군 2019-09-30 60
20656 일반 다들하셨죠? [7] file 그니 2019-09-30 57
20655 정보 오늘은 언더볼팅이란것 좀 해봤습니다. [5] 코맹맹이 2019-09-29 70
20654 일반 류현진선수 승리를 축하합니다~ [6] 아리루스 2019-09-29 54
20653 일반 넷우익과 일베의 차이점 [5] 강글레리 2019-09-29 89
20652 동영상 상록수(양희은) [4] Op 2019-09-29 72
20651 일반 휴일 아침~ [6] 필농군 2019-09-29 63
20650 고충 컴퓨터가 오래되다보니 오늘 날 잡아서 청소를 했내요. [6] 코맹맹이 2019-09-28 111
20649 일반 수행의 길은 멀고도 멀구나 ~~ [9] file Op 2019-09-28 88
20648 일반 수도쿠 방법 설명 [12] file 강글레리 2019-09-28 111
20647 일반 출석게임 수도쿠 입력 방법 [9] 겜비노 2019-09-28 95
20646 불편 18호 태풍 미탁 발생 [11] 니키 2019-09-28 83
20645 일반 강황 꽃~ [3] file 필농군 2019-09-28 55
20644 일반 개근 화이팅~ [2] 호연파파 2019-09-28 46
20643 정보 구형 메인보드에 가성비로 핫하다는 rx570을 달았습니다! [8] 코맹맹이 2019-09-27 111
20642 일반 왜 핵잠인가? [3] 강글레리 2019-09-27 71
20641 일반 애매한 날씨 DC선풍기 정말 잘산거같습니다. [5] 빽이 2019-09-27 72
20640 일반 주말 및 주간날씨 [4] file 오늘도조은날 2019-09-27 51
» 추천 꽁다리 김밥 [7] file 해마천사 2019-09-27 89
20638 일반 놀이터 [3] file 해마천사 2019-09-27 41
20637 일반 출석 아 수도쿠~~~ [5] 국화thffntus 2019-09-27 64
20636 일반 햄 밴드 리시버~ [1] 필농군 2019-09-27 52
20635 불편 주말에 또 비 [4] 니키 2019-09-27 43
20634 고충 퇴사 한지 1년이 넘었네요.. [12] Ai 2019-09-26 89
20633 고충 모바일 첨부 파일 장밀 힘들군요 [6] Op 2019-09-26 59
20632 일반 북한의 핵잠수함 [11] file 강글레리 2019-09-26 97
20631 일반 내일 및 주간날씨 [5] file 오늘도조은날 2019-09-26 53
20630 일반 [따뜻한 하루] 1173번째 기적 [6] 슈퍼웅 2019-09-26 55
20629 일반 오후는 외근이라 좋네요 [4] 호연파파 2019-09-26 36
20628 일반 아...9월 10월 개근은 물건너 갔다....ㅠ [9] 베이글라임 2019-09-26 65
20627 일반 아침 기분을 잠시 업해봅니다 [6] 필농군 2019-09-26 53
20626 불편 오늘자 부산 근황 [13] file 회탈리카 2019-09-25 122
20625 일반 32인치 tv 주워서 수리 했습니다.... 득템 했네요 [26] file 알텀엔젤 2019-09-25 200
20624 일반 차 기다리기 참 오래 걸리네요 [3] 가을의시 2019-09-25 61
20623 일반 서양금혼초 [2] file 해마천사 2019-09-25 66
20622 일반 당신이 소금이 되기까지 [5] file 해마천사 2019-09-25 51
20621 일반 날씨가 완연한 가을 날씨네요 [4] 쏘맥한잔 2019-09-25 50
20620 일반 대한민국은 노벨상이 가능한가? [3] 강글레리 2019-09-25 54
20619 일반 [드론] 촌동네 동영상[135메가] [9] 필농군 2019-09-25 90
20618 고충 돼지 열병 확산 [7] 니키 2019-09-25 55
20617 일반 빛의 화가들전.. [5] file 지펜탁 2019-09-25 52
20616 일반 출석합니다.^^ [3] 지펜탁 2019-09-25 41
20615 일반 가을이 왔습니다. [4] 막시무스훈 2019-09-25 47
20614 일반 페르시아의 흠 [3] file 응딱 2019-09-25 87
20613 고충 모바일 첨부 파일이 가능 하도록 노력 할께요 [8] Op 2019-09-24 52
20612 일반 출석합니다. [1] RomanticJS 2019-09-24 36
20611 일반 늦은시간 출석 합니다. [2] 오경박사 2019-09-24 33
20610 일반 출근하는 날이면... 아점저 한끼로 때우네요 [1] 전투기 2019-09-24 53